기초연금 개편 하반기 윤곽…‘소득 하위 70% 똑같이 지급’ 손본다

기초연금 개편 하반기 윤곽…‘소득 하위 70% 똑같이 지급’ 손본다

복지부, ‘빈곤 노인 집중 지원’ 밑그림
‘하후상박’ 공감대…“다양한 시나리오로 재정 추계”
“환헤지 운용 과정서 ‘전략적 모호성’ 필요”

기사승인 2026-06-14 12:00:05
쿠키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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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하반기 중 기초연금 개편 방향을 마련하고 저소득 노인에게 급여를 더 두텁게 지급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단계적 논의에 나선다. 현행 소득 하위 70% 일률 지급 방식은 노인 빈곤 완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정책간담회에서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논의에 맞춰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구조적 개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최근 열린 기초연금 개편 전문가 포럼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안에 개편의 기본 방향을 설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기초연금 개편은 정부안 마련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련 법률 개정과 국회 심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이에 따라 정부 내부에서 개편 방안을 마련한 뒤 사회적 공론화와 이해관계자 협의, 국회 심의·의결 과정을 거쳐 신속하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하위 70% 동일 지급, 빈곤 완화 효과 제한적”

정부가 검토하는 기초연금 개편의 핵심 방향은 이른바 ‘하후상박’이다. 상대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저소득 노인에게 더 많이 지급하고, 소득·재산 수준이 높은 수급자와 차등을 두는 방식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3월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월수입이 수백만원 되는 노인이나 수입이 제로인 노인의 기초연금액이 똑같다”며 “이제 일부는 빈곤 노인에게 조금 후하게 지급해도 되겠다. 지금까지 지급되는 것은 그냥 두고, 향후 증액만 하후상박으로 하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적었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게 1인 가구 기준 월 최대 34만9700원을 지급한다. 지급 대상자의 월 소득인정액 상한은 247만원으로, 1인 가구 기준중위소득(256만4000원)의 96.3%에 이르는 수준이다. 그러나 수급 대상자에게 비슷한 수준의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으로는 노인 빈곤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지급 대상이 넓어지면서 재정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초연금 예산은 2014년 6조9000억원에서 2024년 24조4000억원으로 3.5배 늘었고, 같은 해 수급자는 676만 명에 이른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에 따르면, 기초연금 수급 기준을 현행 ‘노인 하위 70%’에서 ‘기준중위소득 100%’로 바꾸면 오는 2070년까지 누적 지출을 약 195조원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추계됐다. ‘50%’까지 점진 축소하면 약 440조원 절감이 예상된다. 절감한 재원을 빈곤 노인에게 돌리면 기준연금액을 51만원대까지 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복지부는 저소득층을 보다 두텁게 지원해야 한다는 원칙에 대해선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저소득층의 연금액을 어느 수준까지 인상할지, 대상자별 지급액을 어떤 방식으로 차등화할지에 대해선 여러 방안을 놓고 추가 재정 소요와 제도적 영향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연금 제도의 성숙도와 향후 수급자 증가, 평균 수급액 상승, 국가 재정 부담 등도 기초연금 개편 과정에서 함께 고려할 사항으로 제시됐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1일 출입기자단 정책간담회에서 기초연금 개편 방향에 관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1일 출입기자단 정책간담회에서 기초연금 개편 방향에 관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정 장관은 “저소득층의 기초연금액을 어느 수준까지 인상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도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른 재정 추계가 이뤄지고 있다”며 “저소득층을 두텁게 지원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전문가들도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지급 방식과 인상 수준은 국민연금의 변화와 노후소득 보장 수준 등을 함께 살펴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초연금 개편 과정에선 지급 금액뿐 아니라 수급자 선정 기준도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전문가 검토 과정에서 기초연금 수급률을 급격히 낮추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수급률과 수급액이 점차 높아지면서 국민연금을 통한 노후소득 보장이 강화되는 흐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 장관은 “현재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은 기준 중위소득의 약 96%에 해당할 정도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정부는 올해 하반기 중 개편 방안을 마련하되, 실제 제도 개편은 국민연금 수급률과 수급액 변화 등을 살펴보면서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안을 마련한 뒤 이를 중심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국회에서 관련 법률을 개정해 시행할 수 있도록 추진할 방침이다”라고 덧붙였다.

기초연금과 국민연금뿐 아니라 퇴직연금, 주택연금, 개인연금 등 다층적 노후소득 보장 체계를 종합적으로 개편하는 것이 정부의 장기적인 목표다. 여러 부처와 기관이 얽혀있고, 각 연금 제도가 서로 연동돼 있는 만큼, 개별 제도를 따로 개편하기보다 제도별 역할을 나누고 상호 연계하는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국민연금 환율 대응체계 유지…“환헤지 원칙 변화 없어”

국민연금공단의 해외투자 확대에 따른 환율 관리 방안도 언급됐다. 국민연금기금의 전체 규모가 커지고 해외자산 투자액도 증가하면서 수익성과 안정성 확보를 위해 환율 변동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국민연금은 고환율과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환헤지와 선물환 매도 등의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 이는 특정 환율 수준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발생할 수 있는 환율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이다. 해외투자 환헤지 비율은 앞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기본 15%로 설정하며 헤지 비율을 종전 대비 5%p(포인트) 이상 상향 조정했다.

정 장관은 “정부는 시장에 불필요한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환헤지 운용 과정에서 일정한 ‘전략적 모호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현재는 기금운용위가 정한 원칙에 따라 외환을 관리하고 있으며, 해당 원칙에 변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식은 변동성이 커 예측하기 어렵지만, 지난해와 올해 국민연금 기금 수익률에는 국내 주식 수익률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면서 “정부는 이런 점을 고려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일부 높이되, 이를 장기간 고정적으로 유지하지 않고 동향을 보면서 정하는 정책 방향을 유지할 방침이다”라고 전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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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