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성모병원, AI 바우처 사업 선정…스마트글래스 기반 동물실험실 구축

은평성모병원, AI 바우처 사업 선정…스마트글래스 기반 동물실험실 구축

최대 4억원 지원받아 AI 연구지원 시스템 개발
비침습 방식으로 실험동물 식별…안전·동물복지 향상 기대

기사승인 2026-06-23 11:50:11
은평성모병원 연구지원팀이 실험을 하고 있다. 은평성모병원 제공
은평성모병원 연구지원팀이 실험을 하고 있다. 은평성모병원 제공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이 스마트글래스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차세대 동물실험 연구환경 구축에 나선다.

은평성모병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26년 AI 바우처 지원사업’에서 AI 반도체 부문 수요기관으로 최종 선정됐다고 23일 밝혔다. AI 바우처 지원사업은 국내 AI 기업의 기술 개발과 수요기관의 AI 도입을 지원해 국가 AI 경쟁력을 높이는 사업이다.

은평성모병원은 이번 선정으로 최대 4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오는 12월까지 ‘비임상시험 디지털 연구환경 구축을 위한 스마트글래스 활용 AI 연구지원 시스템’ 도입을 추진한다. 해당 시스템을 국내에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대학병원 동물실험실은 주로 종이 매뉴얼이나 QR코드를 통해 실험 절차와 안전수칙을 안내한다. 이 때문에 연구자의 숙련도에 따라 실험 정확도가 달라질 수 있고, 필요한 정보를 즉시 확인하기 어려워 안전사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실험동물 개체를 구분하기 위해 꼬리에 표시하거나 귀에 구멍을 내고 칩을 삽입하는 침습적 방식이 사용되면서 동물 스트레스와 식별 오류 문제도 지속되고 있다.

은평성모병원은 이번 사업을 통해 스마트글래스 기반 AI 연구지원 시스템과 비침습 실험동물 개체 인식 시스템을 개발한다. 연구 정확도와 시설 안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실험동물 복지와 연구윤리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글래스 기반 AI 연구지원 시스템은 연구자가 장비를 착용한 상태에서 음성으로 질문하면 기관 내부의 공식 표준작업절차서와 안전지침을 바탕으로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인터넷의 불특정 정보를 활용하지 않고 병원이 검증한 내부 자료를 기반으로 답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비전 AI 기술도 적용된다. 연구자가 스마트글래스를 착용하고 마취기나 안락사 장비, 화학물질 보관설비 등을 바라보면 AI가 해당 장비를 인식해 사용법과 주의사항을 안내한다. 이를 통해 장비 오사용과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병원은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글래스를 활용하면 양손을 자유롭게 사용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외부 전문가와 현장 영상을 실시간으로 공유해 원격으로 대응하는 것도 가능하다.

비침습 실험동물 개체 인식 시스템은 케이지 상단에 설치한 적외선 카메라로 실험동물을 자동 식별하고 추적하는 기술이다. 기존의 꼬리 마킹이나 귀 펀칭, 칩 삽입 방식 대신 AI 영상인식 기술을 적용해 실험동물의 고통을 줄이고, 물리적 표시가 지워지거나 떨어져 발생하는 데이터 오류를 최소화한다.

적외선 카메라를 사용해 어두운 환경에서도 개체를 식별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촬영을 위한 별도 조명이 필요하지 않아 빛으로 인한 실험동물의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다. 병원은 케이지 환경에 맞춰 촬영 조건을 설정하고, AI 모델이 각 실험동물의 특징을 학습하도록 할 예정이다. 실험동물이 서로 겹치거나 일부가 가려진 상황에서도 개체를 구분해 데이터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과제 총괄책임자인 조현무 은평성모병원 연구지원팀장(수의학 박사)은 이를 통해 실험동물의 대체·감소·개선을 의미하는 동물실험 윤리의 ‘3Rs 원칙’ 실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조 팀장은 “이번 사업은 단순히 AI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자가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현장 지원형 AI 환경을 구축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동물복지 향상과 연구 표준화, 안전관리 강화라는 세 가지 목표를 함께 실현하는 새로운 연구환경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평성모병원은 앞서 확장현실(XR) 기반 실험동물 부검 실습 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연구지원 환경의 디지털화를 추진해 왔다. 병원은 앞으로도 AI 기반 연구관리 시스템을 확대해 스마트 연구환경과 융합연구를 선도하는 연구중심병원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과제에는 은평성모병원을 비롯해 AI 솔루션 기업 딥파인, 국산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 엘리스그룹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한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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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