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업계에 따르면 가장 뜨거운 관심사는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이다. GLP-1 계열 치료제인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는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MASH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현재 장기 확증 임상(임상 3상 파트2)이 진행 중이다. GLP-1은 음식 섭취 후 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 호르몬이다.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혈당을 높이는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한다.
임상 결과는 긍정적이다. 글로벌 임상 3상 ‘ESSENCE’ 파트1 결과에 따르면, 투약 72주차 기준 위고비 투여군 36.8%가 MASH 증상 악화 없이 간 섬유화가 개선됐다. 간 섬유화 악화 없이 MASH 증상이 완전히 소실된 환자 비율은 위고비 투여군이 62.9%로, 위약 투여군(34.1%)의 약 2배에 달했다. 파트2 결과는 오는 2029년 공개될 예정이다.
MASH는 술을 마시지 않아도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돼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비만, 당뇨병, 높은 LDL 콜레스테롤 등이 MASH 발생 위험을 높인다. 이는 간경변, 간 기능 저하,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에서만 약 2200만 명이 MASH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MASH 치료제는 수년간 개발에 실패해왔다. MASH는 비만, 당뇨 같은 대사질환과 복잡하게 얽혀있어 명확한 표적을 설정하기 어렵고, 발병 기전이 완전히 규명되지 않은 탓에 임상시험 설계도 까다롭다.
GLP-1 치료제는 수면무호흡증과 골관절염 위험 감소 효과도 확인했다. 지난달 9일 유럽비만학회(ECO 2026)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BMI(체질량지수)가 15% 이상 감소한 환자군에서 골관절염 위험이 37%, 수면무호흡증 위험은 6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터제파타이드)는 지난 2023년 비만 성인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SA)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2형 당뇨병과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을 가진 환자 약 1만 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릴리의 GIP·GLP-1 이중작용제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 연구에선 심혈관질환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마운자로는 기존 GLP-1 유사체 ‘트루리시티’(둘라글루타이드)와 직접 비교 임상 3상에서 주요 심혈관질환 발생률을 8% 낮췄다. 위고비도 심혈관계 질환을 가진 과체중·비만 환자에서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발생률을 20% 감소시키며 지난 2024년 8월 MACE 예방 적응증을 획득했다.
GLP-1 제제의 치매 억제 효과에 대한 추적관찰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노보노디스크는 위고비를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24년 10월 세마글루타이드가 2형 당뇨병 환자의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을 40~70% 낮춘다는 연구가 미국 알츠하이머병 협회 학술지에 발표된 바 있다.
GLP-1 제제의 유방암 예방과 암 진행 억제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오며 암 분야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이 제시됐다. 엘리자베스 맥도날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페렐만 의과대학 박사 연구팀이 45~80세 과체중 여성 11만1000여명을 분석한 결과, 이 중 GLP-1 계열 약물을 처방받은 약 1만5000명은 그렇지 않은 여성들보다 유방암 발생 위험이 35.1% 낮았다. 이 결과는 최근 개최된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6)에서 발표됐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GLP-1 치료제가 향후 약물 중독, 우울증, 건선, 크론병 등으로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테렌스 플린 모건스탠리 제약바이오 담당 연구원은 “향후 2년 안에 여러 질환에 대한 초기 임상 결과가 추가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새로운 치료 시장을 개척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