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정부에 따르면 도수치료가 7월부터 관리급여 대상으로 편입된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오남용을 막고, 환자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과잉 비급여 진료로 지적받아온 도수치료를 관리급여로 지정했다. 관리급여는 과잉 우려가 있는 비급여 항목에 가격과 진료기준을 설정해 선별급여화 하는 제도다.
도수치료는 유사 건강보험 행위수가와 시장가격, 소요시간 등을 고려해 4만3850원으로 산정됐으며, 모든 의료기관 종별에 동일 금액이 적용된다. 진료비의 95%는 환자가 부담하고, 5%는 건강보험이 보장한다. 도수치료의 회당 본인부담금은 4만1658원이다.
급여기준은 일반 환자의 경우 주 2회 이내, 연간 총 15회다. 수술·골절 등으로 재활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9회를 추가해 연간 24회까지 도수치료를 받을 수 있다. 다른 치료와의 동시 산정은 불가능하다.
정부는 실손보험을 통한 비급여 진료비 지출이 급증하면서 과잉 이용과 의료비 부담이 커진 만큼 일정한 관리 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일률적 횟수 제한·단일 수가 적용 과도한 규제”
그러나 의료계와 환자단체는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환자에게까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고 반발하고 있다. 환자의 질환과 중증도, 수술 여부 등에 따라 필요한 치료 횟수가 다른데도 이를 일률적으로 제한하면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올라온 ‘도수치료 관리급여 전환 정책의 재검토 및 제도 개선 요청’에는 전날 기준 6만1000여명이 동의했다. 해당 A청원인은 “일부 보험사기와 불법 브로커 문제를 이유로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인 횟수 제한과 단일 수가를 적용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고 지적했다.
A청원인은 “전방십자인대와 회전근개 파열 수술 후 재활, 중증 척추질환 환자는 초기 집중적인 도수치료가 치료 성패를 좌우한다”면서 “연간 치료 횟수를 획일적으로 제한하면 재활의 골든타임을 놓쳐 영구적인 기능 저하와 재수술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낮은 수가로 인해 숙련된 물리치료사들이 의료기관을 떠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소아청소년 환자에 대해선 별도의 기준이나 예외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올라온 ‘소아청소년 도수치료 분야에 대한 별도 급여 기준 또는 예외 적용 검토 요청’에서 B청원인은 “의료비 절감과 과잉진료 방지라는 정책 방향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소아청소년 도수치료는 성인의 단순 통증 완화와 달리 성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능적 문제를 조기에 교정하고 변형을 예방하기 위한 치료다”라고 강조했다.
재활의학계에 따르면 성장기 척추측만증과 선천성 근골격계 이상, 자세 불균형, 보행 이상, 운동발달 지연과 연관된 근육·관절 기능 문제, 수술 후 재활 등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이후 교정이 어려울 수 있다.
B청원인은 “소아청소년 분야에는 별도 급여 기준을 마련하거나 성장기 척추측만증 등 의학적 적응증에 대해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며 “실손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과 소아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별도로 분석해 현실적인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도 시행을 앞두고 일선 의료기관에선 도수치료 인력을 감축하거나 관련 진료를 중단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의 한 대학병원 재활의학과는 7월부터 도수치료 운영을 중단한다. 관리급여 전환에 따른 수익 감소와 행정 부담 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일부 병원에선 물리치료사들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학적 근거 부족” vs “진료비 적정 수준 유지”
의료계는 환자 상태와 관계없이 치료 횟수와 수가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의사의 진료권과 환자의 치료 선택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봉근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관리급여 정책 토론회’에서 “환자 상태에 따라 필요한 치료 횟수가 다른데도 이를 연간 15회로 일괄 적용한 것은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이 보험이사는 “관리급여 지정에 앞서 적정 진료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라며 “질환의 중증도 분류체계를 개정하고 이에 따른 재정 소요를 검토하는 단계적인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관리급여가 의료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주장에는 선을 그었다. 이영재 복지부 필수의료총괄과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도수치료 횟수 기준은 기존 비급여 통계와 한국보건의료연구원 관련 자료를 토대로 마련했다”며 “시행 이후 중증질환자나 소아 환자 등에게서 문제가 확인되면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관리급여 제도가 실손보험사에만 혜택을 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선 “정부의 목표는 전체 진료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라며 “비급여 항목 가운데 실손보험을 통해 지출되는 부분에서 불필요한 요인을 줄이기 위해 시행하는 제도다”라고 설명했다.

의협은 정부가 관리급여 추진을 멈추지 않는다면 법률 투쟁, 행정소송,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는 물론 전면적인 제도 거부 투쟁까지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정섭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회장은 “거대 대형 손해보험사들의 실손보험 적자를 메워주기 위해 정부가 앞장서서 총대를 멘 ‘실손보험사 청부입법’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강행한다면 법률 투쟁과 행정소송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