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부위원장은 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세상은 늘 변하고 있으며, 국가의 제도와 정책도 그 변화에 맞춰 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가족 형태의 다양화, 청년 주거 불안, 중소기업의 육아휴직 현실, 급속한 고령화 등 인구 문제 전반을 기존의 저출산 대책 차원이 아닌 국가 전략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는 취지다.
김 부위원장은 “가족 구성은 다양해지고 있고, 이는 세상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표”라며 “어떤 가족 형태든 아이를 낳아 키우는 데 대해선 똑같이, 경우에 따라선 더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혼 출산과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해서도 “차별이 없어야 한다”며 “아이 한 명이 태어난다는 것의 감사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청소년이 사회적 시선 때문에 출산과 양육을 혼자 감당하거나 위기에 내몰리는 현실을 언급하며 “지금은 그렇게 손가락질하는 세상도 아니다”라며 “새 생명의 탄생에 기여한 이들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 기업이 못 해줄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부위원장은 저출산 대응 정책의 체감도가 낮은 이유로 지원 체계의 분산을 꼽았다. 그는 “아이 한 명이 태어나기 전부터 8살까지 받는 지원을 모두 합치면 상당한 수준일 것”이라며 “이런 내용을 국민에게 직접 알릴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인구정책 추진 체계와 관련해선 오는 9월 확대·개편 예정인 ‘인구전략위원회’의 조정 권한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부위원장은 “지금까지는 인구 문제와 관련한 예산 사전심의 제도가 없었지만, 인구전략 기본법이 생기면서 예산 사전심의 기능이 마련됐다”며 “정부 정책은 결국 예산을 기반으로 시행되는 만큼, 인구정책 컨트롤타워의 조정 권한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관련 부처가 26개에 달하는 만큼 각 부처가 얼마나 양보하고 협조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정책 조율 과정에서 인구정책 관점이 더 강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위원회가 현재 행정기관이나 예산 집행 부처는 아니지만, 민간의 시각에서 정부 부처가 보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살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부위원장은 중소기업 근로자의 출산·육아 지원 문제도 주요 과제로 언급했다. 그는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고, 대체인력을 확보하기도 매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대기업이나 공무원과 달리 소규모 기업에선 일자리를 잃을까 봐 육아휴직을 쓰지 못하는 현실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 쪽에도 귀를 기울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살펴보고 있다”며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청년층 주거 문제에 대해선 “찔끔찔끔한 대책이 아니라 청년들이 감동할 만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대출 한도를 높이고, 정책금리를 낮추는 등 주거·금융 분야에서 파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고령화 대응에 대해선 ‘K-돌봄’ 구상을 제시했다. 태어날 때부터 생을 마감할 때까지 생애 전주기를 아우르는 돌봄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부위원장은 “대통령 업무보고 때 ‘K-돌봄’이라는 이름표를 달아야겠다고 말씀드렸다”며 “한국이 돌봄의 최상부가 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다른 나라에도 수출해보고 싶다”고 했다.
기초연금과 노인 도시철도 무임승차 문제에 대해선 “노인 복지 차원에서 중요한 제도”라면서도 향후 사회적 논의가 불가피하다고 말을 아꼈다. 김 부위원장은 “대한노인회에서 노인 연령을 75세로 올리자는 논의도 있는 만큼, 고령자 복지와 고용 문제를 함께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저출산과 고령화를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함께 다뤄야 할 양축으로도 규정했다. 그는 인구 감소가 국가 존립과 직결된다는 인식도 드러냈다. 김 부위원장은 “한 국가가 유지되는 데 가장 근간이 되는 것은 인구이고, 그중에서도 젊은층이 중요하다”며 “(인구 감소로 인해) 경제성장률 둔화, 자영업 침체, 복지 재정 부담, 국방력 약화 등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모두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출산율 반등과 관련해선 특정 정책 하나의 효과로만 볼 수 없다고 진단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출생아 수는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1~4월 누계로는 전년 동기보다 15.5% 늘었다.
김 부위원장은 “어느 정책이 가장 효과적이었는지를 따져보기 위해 조사와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모든 정책이 일정한 효과가 있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분들의 공을 위원회의 공으로 가져오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그 공은 젊은층, 신혼부부 그리고 이 문제를 위해 노력하는 모든 분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