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진 탈모, 커지는 치료비 부담…건보 기대 속 ‘JAK 억제제’ 뜬다

젊어진 탈모, 커지는 치료비 부담…건보 기대 속 ‘JAK 억제제’ 뜬다

릴리 ‘올루미언트’ 성인 중증 원형탈모 첫 건보 적용
화이자 ‘리트풀로’ 12세 이상 청소년 시장 선점
애브비 ‘린버크’ 허가 절차 돌입…높은 모발 재생 효과 입증
중증 원형탈모 신약 급여 문제 ‘신중 접근론’ 부상

기사승인 2026-07-16 06:00:06
쿠키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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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가 더 이상 중장년층만의 고민으로 여겨지지 않고 있다. 취업과 결혼, 대인관계 등 사회활동이 활발한 청년층에서도 탈모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적지 않다. 치료 수요가 빠르게 커지는 가운데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신약의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한 건강보험 적용 논의와 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경쟁도 동시에 달아오르고 있다.

1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탈모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 문제가 사회적 논의 주제로 떠오르며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한 ‘JAK(야누스 키나제) 억제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등 염증을 완화하는 데 그쳤던 기존 원형탈모 치료 방식이 질환의 원인을 직접 겨냥한 JAK 억제제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그동안 탈모 치료제 시장은 남성형 탈모에 사용하는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와 미녹시딜 등이 주도했다. 하지만 JAK 억제제의 등장으로 시장의 흐름이 바뀌었다. 원형탈모증은 면역계가 자기 모발의 일부를 외부 물질로 인식하는 비정상적 면역반응으로 인해 머리카락이 빠지는 자가면역질환이다. 감염, 스트레스 등의 원인 인자들이 몸속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모낭을 세균으로 잘못 인식한 면역세포가 머리털의 뿌리 부분을 공격하면서 동전 모양으로 머리카락이 빠져 원형탈모가 된다.

염증 반응 신호의 통로 역할을 하는 JAK은 면역세포의 활성화와 생존을 촉진하고, 모낭 손상을 더 빠르게 일으킨다. 기존 원형탈모 치료가 염증을 완화하거나 모발 성장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면, JAK 억제제는 원형탈모의 발병 기전에 보다 직접적으로 작용해 면역반응을 저지하고 정상적으로 발모할 수 있게 돕는다.

이러한 기전으로 대한모발학회는 ‘2022년 원형탈모 치료 가이드라인’을 통해 모발이 50% 이상 소실된 성인 원형탈모 환자의 치료에서 경구용 JAK 억제제를 전신 면역억제제 또는 접촉 면역요법과 함께 1차 치료 약제로 권고했다.

릴리·화이자·애브비 ‘3파전’ 구도

국내 중증 원형탈모 치료 환경에서 JAK 억제제는 일라이 릴리의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 화이자의 ‘리트풀로’(리틀레시티닙), 애브비의 ‘린버크’(유파다시티닙)의 3파전 구도로 흐르고 있다. 특히 올루미언트는 지난 1일 성인 중증 원형탈모 환자에서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게 돼 경쟁의 포문을 열었다.

올루미언트 급여 대상은 기존에 전신 스테로이드나 사이클로스포린 등 치료제를 3개월 이상 사용했는데도 탈모 평가지수(SALT) 점수가 30% 이상 감소하지 않거나, 부작용 등으로 치료를 이어가기 어려운 경우가 해당한다. 주요 대상은 SALT 50 이상인 환자로, SALT 20~50 미만이더라도 눈썹과 속눈썹이 모두 없거나 명확하게 끊겨 있는 경우에 급여가 인정된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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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루미언트가 첫 허가·급여 타이틀로 원형탈모 시장에 나섰다면 화이자는 리트풀로의 처방 연령 확대로 맞서고 있다. 올루미언트와 리트풀로는 서로 다른 JAK 효소의 활성을 선택적으로 억제한다. 올루미언트는 JAK1·JAK2를 차단하며, 리트풀로는 JAK3와 간세포 암종(TEC) 계열에서 발현되는 티로신 키나제를 저지한다.

리트풀로는 ‘12세 이상 청소년’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청소년 환자의 경우 실제 사용례가 더 쌓여야 정확한 비교가 가능하겠지만, 장기 복용을 우선시한다면 리트풀로를 고려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리트풀로의 글로벌 임상 2b/3상 ‘ALLEGRO’ 연구에선 치료 24주 시점에 투여 환자의 약 23%가 SALT 20 이하에 도달한 반면 위약군은 약 2%에 그쳤다. 치료 기간이 길어지면 반응률이 높아지는 경향도 확인됐다. SALT 20 이하는 두피 모발의 80% 이상이 회복된 상태를 의미한다.

JAK 억제제 린버크의 중증 원형탈모증 치료 영역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린버크는 국내에서 류마티스관절염, 아토피피부염, 궤양성대장염, 크론병 등 다양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쓰이고 있다. 이에 더해 애브비는 원형탈모 적응증 확대 및 급여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린버크는 지난해 8월 12세 이상 청소년을 포함한 임상 3상 시험 ‘UP-AA’에서 높은 모발 재생 효과를 입증했다. 연구에서 15㎎ 투여군의 44.6%가 치료 24주차에 두피의 80% 이상이 모발로 덮였다. 이를 토대로 애브비는 지난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성인 및 청소년 중증 원형탈모 환자 치료를 위한 린버크 적응증 추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매년 탈모 환자 24만 명 안팎…20~40대 절반 이상

글로벌 시장 전체로 보면 경쟁자는 더 많다. 국내 시장은 릴리·화이자·애브비 중심의 3파전이 예상되지만, 글로벌 시장에선 이미 다수의 JAK 억제제가 경쟁하는 구도로 확대되고 있다. 인도 제약사 선파마의 JAK 억제제 ‘레크셀비’(듀룩소리티닙)는 지난 2024년 FDA로부터 성인 중증 원형탈모 치료제로 승인받아 지난해 미국에 출시됐다.

관련 시장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탈모 관련 시장은 연평균 약 8% 성장해 오는 2030년 160억달러, 한화 약 23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시장의 승부처는 단순한 발모 효과를 넘어 치료 가능 연령, 완전 모발 재생률, 장기 안전성, 복용 중단 후 효과 유지 여부, 건강보험 적용 범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약사 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약가 협상과 급여 확대에 유리한 환경이 마련될 가능성도 있다.

탈모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매년 24만 명 안팎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병원을 찾은 환자는 23만7009명으로 집계됐다. 질환별로는 원형탈모증 환자가 17만5493명으로 가장 많았다. 연령별로는 40대가 5만348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 5만712명, 50대 4만6539명, 20대 3만5803명 순이었다. 경제활동이 활발한 20~40대 환자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보건복지부는 탈모가 취업과 대인관계, 정신건강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20~34세 청년층부터 탈모 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다만 일반적인 남성형·유전성 탈모의 건강보험 적용 논의와 중증 자가면역질환인 원형탈모 신약의 급여 문제는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지면서 지난 4일 개최하기로 했던 국민 참여 토론회를 취소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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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