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수명 늘었지만, 자살률도 OECD 최고…韓보건의료의 ‘명암’

기대수명 늘었지만, 자살률도 OECD 최고…韓보건의료의 ‘명암’

기대수명 83.7년 ‘역대 최고’…스위스와 0.5년 차
의사 부족한데 병상은 3배…의학계열 졸업자 수 최하위권
외래진료·CT 이용량 OECD 최다
국민 1인당 의료비 10년간 연평균 8.5%↑

기사승인 2026-07-23 12:00:04 업데이트 2026-07-23 12:10:22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박효상 기자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박효상 기자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이 83.7년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질병 예방과 적절한 치료로 막을 수 있는 회피가능사망률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크게 낮아 전반적인 보건의료 수준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자살사망률은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임상 의사와 의학계열 졸업자 수는 최하위권인 반면 병상과 의료장비는 상대적으로 많았다. 외래진료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이용량도 OECD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보건복지부는 OECD가 지난 7일 발표한 ‘OECD 보건통계(Health Statistics) 2026’ 가운데 건강 수준과 건강 위험요인, 보건의료자원, 보건의료이용, 보건의료비용, 의약품 시장, 장기요양 등 7개 분야 27개 지표를 분석한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기대수명 OECD 평균보다 2.5년 길어…자살사망률 최고

지난 2024년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83.7년으로 OECD 평균인 81.2년보다 2.5년 길었다. 기대수명이 가장 긴 스위스 84.2년과는 0.5년 차이다. 성별 기대수명은 남성 80.8년, 여성 86.6년이었다. OECD 평균은 남성 78.7년, 여성 83.8년이다. 국내 기대수명은 2014년 81.8년에서 2024년 83.7년으로 전반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2023년 회피가능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139명으로 OECD 평균 208.8명보다 낮았다. 예방 활동으로 막을 수 있는 예방가능사망률은 95명, 적절한 치료로 피할 수 있는 치료가능사망률은 44명이었다. OECD 평균은 각각 133.7명과 75.1명이다. 회피가능사망률은 2013년 194명에서 2018년 154명, 2023년 139명으로 감소했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감소율은 3.3%다.

반면 자살사망률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2023년 국내 자살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4.8명으로 OECD 평균 10.9명의 2배를 넘었다. 남성은 35.9명, 여성은 15.2명으로 각각 OECD 평균 17.4명과 5.1명을 크게 웃돌았다. 자살사망률은 2013년 29.8명에서 2022년 23.2명까지 전반적으로 낮아졌지만, 2023년 다시 24.8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흡연·음주 줄었지만…과체중·비만 상승

2024년 국내 15세 이상 인구의 흡연율은 13.2%로 OECD 평균 12.7%보다 0.5%p 높았다. 남성 흡연율은 23.7%로 OECD 평균 15.6%를 웃돈 반면 여성은 2.7%로 OECD 평균 10.0%보다 낮았다. 전체 흡연율은 2014년 20.0%에서 2019년 16.4%, 2024년 13.2%로 감소했다.

15세 이상 인구 1인당 주류 소비량은 순수 알코올 기준 연간 7.6ℓ로 OECD 평균 8.3ℓ보다 적었다. 국내 주류 소비량도 2014년 8.9ℓ에서 2019년 8.3ℓ, 2024년 7.6ℓ로 줄었다.

과체중 또는 비만 인구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4년 국내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비율은 37.3%로 OECD 평균 58.7%보다 낮았다. 일본 25.3%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성별로는 남성이 46.6%, 여성이 28.0%였다. 국내 과체중·비만 비율은 2014년 30.8%에서 2019년 33.7%, 2024년 37.3%로 상승했다.

의사 수는 최하위권…병상·MRI·CT는 평균 웃돌아

보건의료 인력 가운데 의사 수는 OECD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 2024년 한의사를 포함한 국내 임상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6명으로 OECD 평균 4.0명보다 적었다. 코스타리카 1.7명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서울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서울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의학계열 졸업자도 인구 10만 명당 7.3명으로 OECD 평균 15.3명의 절반에 못 미쳤다. 캐나다 7.0명에 이어 두 번째로 적었다. 해당 통계에는 한의학 졸업자가 포함되고 치의학 졸업자는 제외된다.

임상 간호인력은 인구 1000명당 9.8명으로 OECD 평균 8.8명보다 많았다. 간호대학 졸업자는 인구 10만 명당 45.5명으로 OECD 평균 34.7명보다 10.8명 많았다.

병원 병상은 인구 1000명당 12.5개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았다. OECD 평균 4.2개의 약 3배다. 급성기 치료 병상도 인구 1000명당 7.4개로 OECD 평균 3.4개의 약 2.2배였다. 의료장비 보유량도 평균을 웃돌았다. 인구 100만 명당 자기공명영상장치(MRI)는 39.3대로 OECD 평균 21.5대보다 많았다. CT는 46.7대로 OECD 평균 31.5대를 상회했다.

의료서비스 이용량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2024년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의사 외래진료 횟수는 연간 17.9회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많았다. OECD 평균 6.6회의 약 2.7배다. 입원환자 1인당 평균재원일수도 17.9일로 OECD 평균 7.9일보다 길었다. 일본 25.6일에 이어 두 번째로 긴 수준이다.

급성기 치료 환자의 평균재원일수는 7.3일로 OECD 평균 6.4일을 웃돌았다. 최근 10년간 전체 입원환자의 평균재원일수는 연평균 0.5% 증가했다. 반면 급성기 치료 환자의 평균재원일수는 연평균 0.9% 감소했다.

의료장비 이용량에선 CT 검사가 두드러졌다. 2024년 국내 CT 검사 건수는 인구 1000명당 338.7건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았다. OECD 평균은 181.8건이다. MRI 검사 건수는 인구 1000명당 83.2건으로 OECD 평균 94.8건보다 적었다. 최근 10년간 CT 이용량은 연평균 7.5%, MRI 이용량은 연평균 10.8% 증가했다. 다만 MRI 이용량은 2024년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의료비 지출 증가 속도 OECD 평균 상회

2024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의료비 비율은 8.5%로 OECD 평균 9.3%보다 낮았다. 경상의료비는 보건의료 서비스와 재화에 지출한 국민 전체의 연간 비용을 뜻한다. 국민 1인당 경상의료비는 각국의 물가 수준을 반영한 구매력평가환율 기준 5098.7달러로 OECD 평균 6096.6달러보다 적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쿠키뉴스 자료사진.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다만 최근 10년간 국내 1인당 경상의료비는 연평균 8.5% 증가했다. OECD 평균 증가율 6.1%보다 2.4%p 높은 수준이다. 의료비의 재원 구성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국내 경상의료비 중 정부·의무가입제도가 부담하는 비중은 59.8%로 OECD 평균 75.2%보다 낮았다. 가계가 직접 부담하는 비중은 30.9%로 OECD 평균 19.1%보다 높았다. 임의가입 건강보험 등 기타 재원은 9.3%를 차지했다.

2024년 국내 65세 이상 인구 중 장기요양 돌봄 수급자 비율은 재가서비스 9.1%, 시설서비스 2.7%로 집계됐다. OECD 평균은 각각 11.2%와 3.6%다. 재가 수급자 비율은 2014년 4.5%에서 2019년 6.9%, 2024년 9.1%로 증가했다. 시설 수급자는 같은 기간 2.5%에서 2.7%로 소폭 상승한 뒤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국내 장기요양 돌봄 종사자는 2014년 65세 이상 인구 100명당 3.2명에서 2024년 5.4명으로 늘었다. 요양병원 병상과 장기요양시설 침상을 합친 수는 65세 이상 인구 1000명당 51.2개로 OECD 평균 41.2개보다 많았다. 다만 국내 장기요양 병상·침상 수는 2014년 58.1개에서 2024년 51.2개로 감소했다.

이윤신 복지부 정책기획관은 “OECD와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와의 소통·협력을 강화하고 보건의료 통계 생산과 제공을 확대하겠다”며 “국민이 다양한 정책 분야에서 관련 통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품질 관리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