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친이·친박 ‘공천 딜레마’…책임론에 전전긍긍

[쿠키 정치] 10월 재보선 공천을 앞두고 한나라당내 친이-친박측이 서로 딜레마에 빠져있다. 공천에 개입했다가 자칫 재보선결과 전체를 책임 져야하는 상황을 의식한 탓인지 말을 아낀 채 상황만 주시하고 있다.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공천심사위원장)은 30일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10월 재보선 공천의 최우선 기준은 당선가능성”이라고 재자 강조했다. 한나라당이 지난 4월 재보선에서 참패한 뒤 ‘당선 가능성을 무시하고 특정 후보를 공천했다’는 당 내외 비판을 의식한 발언이다. 지난 경주 재선거에서 친이측 정종복 후보가 공천을 받았으나 “당 지도부가 여론조사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공천했다”는 친박측의 거센 공격 끝에 낙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친박의 이런 비판은 10월 재보선에서 오히려 족쇄가 됐다. 이번 재보선에서 강원 강릉에 출마를 선언한 친박 후보의 대중 지지도가 당내 경쟁 후보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친박측 논리대로라면 친박 후보가 공천 을 받아서는 안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친박 후보의 선거사무실 개소식까지 참여해 공개적인 지지를 선언했다. 한 친박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지지의사를 표명했지만, 여론조사 결과가 뒤지는 친박 후보에게 무작정 공천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난감해했다.

친이측은 공천 잡음을 우려해 친이 진영 후보에 대해 말을 극도로 아끼고 있다. 특히 공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여론조사의 객관성 담보에 주력하고 있다. 장 사무총장은 “각 여론조사 기관이 실시하는 설문조사 문항과 시간 등을 일치시켜 편파성 시비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친이측이 친박 후보를 공천하고, 친박측은 대신 이재오 전 의원의 최고위원직을 묵인하는 이른바 ‘빅딜설’이 제기될까 조심하는 분위기다. 장 사무총장은 “소설 수준의 기사”라고 일축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도 “이재오 전 의원이 그런 방식으로 정치에 복귀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10월 경남 양산 재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이번주중 예비후보 등록을 마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재보선에 거의 관여하지 않았던 친박들도 박 대표를 돕기 위해 적극 나설 태세다. 한 친박 핵심 의원은 “박 대표가 사무실을 열면 친박 의원들을 다 데리고 내려가 지지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노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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