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스포츠] 잉글랜드 축구계가 한 남자의 선택에 주목하고 있다. 이적설이나 팀 내 불화와 같은 그라운드 안쪽의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의 두 아이를 낳은 모델 출신 약혼자와 결별한 뒤 유명 방송인과 교제를 시작한 한 축구선수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중원 사령관이자 프리미어리그 첼시FC에서 주급 12만 파운드(약 2억3200만원)를 받고 뛰는 거물급 스타 프랭크 램퍼드(31). 잉글랜드 축구팬들의 관심을 그라운드 밖으로 끄집어 낸 초대형 스캔들의 주인공이다.
잉글랜드의 패배를 잠재운 램퍼드의 애정행각
지구촌 곳곳에서 일제히 국가대표팀 간 경기가 열렸던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은 카타르 도하로 집중됐다.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가 월드컵 최다우승국인 브라질과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승부를 벌였기 때문이다.
결과는 잉글랜드의 0대 1 패배. 램퍼드와 존 테리, 스티븐 제라드 등 핵심 선수들이 빠진 잉글랜드는 다시 한 번 명가의 자존심을 구기며 세계인들의 조롱 섞인 비난을 샀다. 영국의 축구전문가들과 기자, 방송해설자들은 맹렬한 비난 공세를 펼쳤으나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대중지들을 중심으로 램퍼드의 열애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램퍼드와 뜨거운 애정행각을 벌이며 뭇 여성들의 질투어린 시선을 받고 있는 주인공은 영국 공영방송 BBC의 이슈전문 프로그램 ‘디 원쇼(The One Show)’를 진행하는 크리스틴 브리클리(30).
램퍼드는 지난달 런던의 나이트클럽에서 브리클리와 만나 교제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후 두 사람의 데이트 장면이 자주 목격됐다. 대중지들은 물론 정론지들까지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결정적 증거를 잡기 위해 열띤 취재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표적 대중지 중 하나인 ‘뉴스오브더월드’는 15일 램퍼드와 브리클리 측근의 말을 인용해 “최근 5주간 비밀리에 데이트를 즐겨왔다”며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두 사람의 관계를 연인으로 확정지어 보도했다. 다음날인 16일에는 ‘더선’이 여성용 가방 등 낯선 소품을 들고 자신의 차에서 내리는 램퍼드의 사진을 공개, 두 사람의 관계가 한 걸음 더 나아갔음을 시사했다.
최근 파파라치가 나이트클럽에서 나오는 브리클리를 촬영하는 과정에서 램퍼드의 얼굴이 창문에 비춰져 포착되는 등 두 사람의 열애 사실에 대한 증거도 나왔다. 이 때문인지 램퍼드와 브리클리도 서로의 관계를 부인하지 않고 있다.
덕분에 브라질전 패배로 장기간 비난 여론에 시달릴 뻔했던 잉글랜드 대표팀은 축구팬들의 시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나는 아직도 램퍼드를 사랑해.”
관심 밖으로 밀려난 게 잉글랜드 대표팀에는 다행일지 몰라도 한 여자에게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램퍼드와 동거하며 두 아이를 낳고도 끝내 결혼하지 못한 채 이별했던 전 약혼자 엘렌 리베스(34)가 잊혀질 뻔했던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
리베스는 17일 ‘데일리메일’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램퍼드와 이별한 뒤에도 사랑하는 마음은 변치 않았다. 브리클리와의 열애설이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리베스는 “램퍼드와 7년간 만났다. 아이들도 그를 닮았다”며 “그를 잊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다시 돌아오라”고 호소했다.
램퍼드와 리베스는 잉꼬 커플로 유명했다. 램퍼드가 한 때 FC바르셀로나(스페인) 이적설로 홍역을 치렀던 이유는 리베스가 바르셀로나 출신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램퍼드가 첼시에 남은 이유도 리베스와 런던에서 동거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램퍼드와 리베스는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고 지난해 11월 결별했다. 리베스는 램퍼드가 백만장자의 딸이자 모델인 사스키아 복스포드(23)와 교제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지난 4월 라디오방송에서 “램퍼드는 냉혈한이다…나는 이별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으나 램퍼드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고 밝혀 두 사람의 폭로전으로 번졌다. 이 사건으로 잊혀져갔던 리베스의 존재도 다시 각인됐다.
램퍼드와 브리클리의 열애설이 정점을 향하는 시점에서 리베스가 다시 등장한 이유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 단순 폭로전이 아닌 재회를 호소하고 있어 램퍼드를 곤욕스럽게 만들고 있다.
램퍼드에게는 브리클리와 관계를 공개적으로 밝힐지, 오랜 방황을 끝내고 자신의 아이를 낳은 리베스에게 다시 돌아갈지 결정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잉글랜드 축구계와 팬들은 램퍼드의 선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최후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