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아프리카를 뒤덮다… “남아공은 명목상 기독교 국가”

이슬람, 아프리카를 뒤덮다… “남아공은 명목상 기독교 국가”

기사승인 2010-06-21 09:38:00

[쿠키 지구촌] “이슬람교가 대륙을 종단해 남하하고 있습니다. 남아공은 아프리카 기독교 세력의 마지막 요새인 셈이죠.”

서아시아와 북아프리카를 중심으로 널리 퍼진 이슬람교는 이제 아프리카 남쪽 끝에 위치한 남아공으로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남아공은 유럽의 식민지배 이후 기독교 영향권에 들었으나 최근 자본을 앞세운 이슬람교의 유입으로 한국을 비롯한 세계 선교사들의 설 자리를 잃게 만들었다.

김창길(53) 선교사가 10년째 남아공을 지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요하네스버그 소재 새순한인교회에서 만난 김 선교사는 2001년 1월부터 지금까지 아프리카 일대에서 복음을 전파하며 이슬람교의 확대를 힘겹게 저지하고 있었다.

그는 “한국인 선교사가 2~3년 간 노력해도 남아공 사람 한 명을 전도하기 어려운 반면, 이곳 이슬람교도는 하루에도 수 천 명씩 증가하고 있다”며 “이슬람교는 직업을 알선해주는 등 자본을 앞세워 현지인을 유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아공은 이제 명목상의 기독교 국가일 뿐”라고 운을 뗀 뒤 “인구의 75%가 기독교인으로 집계됐으나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비율은 10%에 불과하다. 이슬람교도가 남아공 정부에도 잠식한 탓에 해외 선교사의 입국마저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신학 교육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목회할 수 있는 아프리카의 신앙 환경은 이슬람교도에게 설 자리를 내준 결정적 원인으로 손꼽힌다. 마음먹는 순간 목사가 될 수 있고 안식일을 지키지 않는 아프리카계 목회자들이 이 같은 비극을 불러온 것이다.

김 선교사는 비극을 희망으로 바꾸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아프리카계 목사와 흑인아동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교육사업과 위험지역도 마다않고 집집마다 찾아가는 예방선교를 통해 복음을 전파하고 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현지인의 의식을 개혁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선교사들의 시각을 확대하는 게 중요하다”며 “선교사들도 이제는 위기의식을 느껴야한다. 기독교가 몰락한 국가 중 잘 사는 곳은 하나도 없다. 아프리카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책임감을 갖고 사역을 펼쳐야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요하네스버그(남아공)=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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