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스포츠] ‘짝! 짝! 짝! 짝! 짝!…’
20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7시30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 미디어센터. 2010년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최대 빅매치인 브라질과 코트디부아르의 경기를 1시간 앞두고 전 세계 언론인들의 긴장감을 깨뜨린 박수소리가 절도 있게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미디어입장권 대기자 명단에 오른 기자들이 만들어낸 소리였다. 기존 신청자가 취소해야 입장권을 수령할 수 있는 이들은 과격한 독촉으로 대회 조직위원회 측을 긴장시켰다. 수 백 명이 동시에 같은 박자로 빚어낸 소리는 시끄럽다 못해 무섭기까지 했다.
브라질과 코트디부아르, 포르투갈 등 대륙별 강호와 ‘비밀의 팀’ 북한으로 이뤄진 2010년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G조는 구미를 당길만한 요소로 가득하다. 그 중에서도 브라질과 코트디부아르의 맞대결은 전 세계 언론인들로부터 가장 많은 인기를 얻은 경기 중 하나였다.
엄청난 대기자가 미디어센터를 가득 채운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신청기간 중 승인을 받은 450여 명의 언론인들은 대부분 빠짐없이 기자석을 채웠다. 기자석 한 곳 당 세 명씩 앉았으나 불만을 토로하는 이는 없었다. 사진기자는 160명에 달했다.

조직위원회는 가끔씩 취소자 명단을 발표하는 미디어센터 안내방송으로 대기자들의 환호를 자아냈으나 많은 이들에게 혜택을 주지는 못했다. ‘로또복권’을 방불케 하는 경쟁률을 뚫고 미디어입장권을 손에 넣은 한 네덜란드 출신 기자는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다. 이런 행운을 얻기 위해 기다렸다”며 환호했다.
이번 경기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경기장 안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8만7000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사커시티 스타디움에는 8만4455명이 관중석을 채웠다. 브라질과 코트디부아르 외 제3국 축구팬들이 몰린 탓에 노란색(브라질)과 주황색(코트디부아르) 응원단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휘날리는 깃발도 잉글랜드와 독일, 그리스, 터키, 스코틀랜드, 미국, 이스라엘 등 다양했다. 수 만 명의 관중들이 동시에 뿜어내는 부부젤라 소리는 장갑을 껴야할 정도로 추운 사커시티 스타디움의 밤을 뜨거운 열기 속으로 밀어 넣었다. 요하네스버그(남아공)=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