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건강] 보령제약·한독약품·(유)한풍제약 등 제약사에서 제조되거나 수입돼 유통된 약 중 먹으면 사망하거나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위해의약품이 여전히 유통되고 있다. 관련기관과 업계의 위해의약품 회수 노력은 전무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총 49개의 의약품이 위해의약품으로 판정됐지만 회수율이 극히 저조해 대부분의 위해의약품이 유통된 것으로 분석됐다.
2008년부터 2012년 6월까지 총 49개의 위해의약품에 대해 회수폐기 명령을 내렸으나 10%미만의 회수?폐기율을 보인 제품이 31개 제품(66%)나 됐지만 대부분이 유통됐다.
특히 보령제약의 ‘써큐레폴연질캡슐’과 뉴젠팜의 ‘리버웰정’, 일성신약의 ‘일성독시움정’, 한솔신약의 ‘속크린산’ 등 4개 제품의 경우 회수?폐기량이 전무했다. 또 (유)한풍제약 모두펜정의 경우 2009년과 2010년을 합쳐 56만포가 넘게 제조·유통됐으나 회수율은 고작 2만5000포에 그쳤다.
회수실적이 저조한 이유로 식약청은 유통주기가 짧은 의약품의 특성으로 인해 회수되기 전 소비량이 많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의약품 회수에 적극적이지 않은 업체의 행태를 규율하지 못하는 허술한 ‘회수사실 공표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국회 보건복지위원의 지적이다.
현재 약사법 시행규칙 제46조의제1~2항에서는 1~3등급 위해성 별로 등급별 공표 기준을 표시하고 있으나, 사망 혹은 완치불가능하거나 치명적인 위해가 아닌 경우 국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의약학전문지 또는 자사 홈페이지 등에 공표하도록 돼 있다.
반면 공정거래위원회는 별도의 예규(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의 공표에 관한 운영지침)를 둬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의 공표에 의해 법 위반행위와 위반정도, 기간, 전력을 포함한 점수제를 운영해 점수에 따라 크기와 매체수, 게재횟수까지 규정하고 공표매체도 일간지(지방지), 잡지, 기타 간행물, 전자 매체까지 명시하고 있다. 식약청의 위해의약품 공표제도와 큰 차이를 보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현숙(새누리당) 의원은 “회수되지 않고 유통되고 있는 위해의약품이 국민건강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위해의약품을 신속히 회수해 국민건강상의 위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공표제도의 핵심은 국민들에게 위해의약품의 정보를 제공해 건강을 보호하고 알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니 만큼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