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몰락하나…로레알 상속녀에게 거액 받은 혐의

사르코지 몰락하나…로레알 상속녀에게 거액 받은 혐의

기사승인 2013-03-22 21:31:00
[쿠키 지구촌]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혐의로 기소됐다. 사르코지 정권 당시 재무장관을 지낸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역시 최근 직권남용 혐의로 경찰이 자택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프랑스 정계가 요동치고 있다.


보르도 법원의 장 미셸 장티 수사판사는 21일(현지시간) 불법 정치자금 수수혐의를 받고 있는 사르코지 전 대통령에 대한 심문절차를 거쳐 ‘예비기소’를 결정했다고 AP통신과 BBC 등이 보도했다.

프랑스법상 예비기소는 수사판사가 범죄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지만 추가 조사가 필요할 경우 내리는 것으로 조사 결과에 따라 재판에 회부되거나 기소가 취하될 수 있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2007년 대선 과정에서 프랑스 화장품업체 로레알의 상속녀 릴리앙 베탕쿠르로부터 15만 유로(약 2억16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프랑스는 개인의 정치자금 기부한도를 4600유로로 제한하고 있다. 베탕쿠르는 300억 달러의 재산으로 최근 포브스가 조사한 세계 10대 부자에 속하기도 했다.


프랑스 검찰은 이와는 별도로 베탕쿠르가 대선 과정에서 수차례 400만 유로의 현금을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속한 보수당에 전달했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해 7월 면책특권이 끝난 지 한 달 만에 사르코지 전 대통령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베탕쿠르를 알지만 2007년에는 그녀의 남편을 만나기 위해 단 한 차례만 자택을 방문했다”면서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경찰이 직권남용 혐의로 라가르드 IMF 총재의 아파트를 압수수색한 것도 사르코지 전 대통령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사르코지 정권 시절이던 2008년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기업인 베르나르 타피에게 4억 유로의 배상금을 챙길 수 있도록 분쟁조정위원회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라가르드 당시 장관에게 압력을 행사하도록 주문한 문서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당의 한 의원은 “법원의 기소결정에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지고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인기가 높아지자 명예를 실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7년 대권 도전을 시사하고 있는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국제 순회강연으로 자금을 모으고 있지만 이번 사건으로 정치적 재기가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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