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실적 발표 시즌에 돌입한다. 은행권은 대출 금리를 두고 국민의 불편한 시선 속에서 역대급 실적 발표에 나설 예정이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 은행권 주요 상장사의 지난해 지배주주 기준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2조5666억원이다. 2017년 순익 11조2795억원 보다 11.41% 증가한 규모다.
5개 금융사의 순익은 2015년 7조원을 간신히 넘은 상황에서 2016년 8조5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후 2017년 10조원을 뛰어 넘어 지난해 12조원을 고지를 돌파한 것으로 전망됐다.
은행권은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 발표를 앞뒀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은행권의 순익이 주로 대출 이자수익에 기반하고 있어 국민의 반발이 큰 영향이다.
실제 이들 5개 금융사의 이자수익은 2015년 47조원에서 2016년 46조원, 2017년 49조원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지난해 급격히 증가해 55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금리 인상기 금융사의 이자수익 증가는 국민의 이자 부담 증가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국민이 금융사를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국민의 불편한 시선은 결국 거대 담론을 형성해 은행의 금리산정시스템에 대한 당국의 검사와 금리산정 체계 개편 등 금융정책에 까지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여기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육박하는 등 은행권의 고임금 문제도 금융사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부추기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병두 정무위원장은 이날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은행이) 경제정의 구현 측면에서 소비자보호·서민금융 등 금융취약계층에 대한 배려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사회적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사별로 보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지난해 순익(지배주주 기준) 컨센서스는 각각 3조3022억원과 3조1568억원 수준이다. KB금융은 전년도 대비 실적이 0.28% 줄어든 반면 신한금융은 8.1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나금융은 전년도 대비 9.95% 증가한 2조2395억원, 우리은행은 39.89% 늘어난 2조1153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기업은행의 컨센서스도 16.74% 증가한 1조7528억원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5개 금융사의 실적 증가치를 보면 하나금융의 순익이 지난 2015년 9097억원에서 지난해 2조2300억원대로 증가해 140%대 순익 증가율을 기록할 예정이다. 뒤이어 우리은행(99.71%), KB금융(94.44%), 기업은행(53.35%), 신한금융(33.36%) 순으로 순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주 출범 이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이 나올 전망”이라며 “국민의 시선을 고려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고객으로 받은 수익을 돌려주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비상장사인 농협금융지주도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서는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을 확정해 놓은 상황이다. 농협금융은 이미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익 1조원을 넘어섰으며, 4분기 추가적인 실적 달성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