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롯데카드의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는 가운데 하나금융의 인수 자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2017년 말 자회사인 하나금융투자를 통해 하나UBS운용을 인수하려고 시도했으나 CEO에 대한 검찰 수사로 지금까지 인수에 제동이 걸려 있는 영향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달 30일 진행된 롯데카드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이후 하나금융은 31일 진행된 실적발표를 통해 롯데카드 인수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하나금융이 롯데카드 인수에 관심을 나타내면서 금융권의 관심은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당국의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금융권의 관심은 금융당국의 하나UBS운용 대주주적격성 심사 중단에서 시작된다. 금융위는 지난 2017년 12월 20일 정례회의에서 하나금융의 자회사인 하나금융투자의 하나UBS운용 인수에 따른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당시 “하나UBS자산운용 인수심사 중단은 최대주주에 대한 검찰 수사로 중단한 것”이라며 “심사과정에서 신청인의 최대주주와 관련해 검찰 수사 대상이라는 점이 공식적으로 확인돼 심사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일단 당국은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앞서 하나UBS운용과 달리 ‘검찰 수사’가 심사 중단 사유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하나UBS운용의 인수 주체는 하나금융투자로 ‘대주주적격성 심사’ 대상인 반면 롯데카드 인수 주체는 하나금융으로 ‘자회사 편입 심사’를 받게된다. 자회사 편입 심사는 대주주적격성 심사와 달리 검찰 수사가 심사 중단 사유로 규정되어있지 않다. 물론 결격사유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검찰 수사가 자회사 편입 심사에 직접적인 중단이나 결격사유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고 해서 하나금융의 롯데카드 인수에 아무런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금융지주회사법은 자회사 편입 심사 시 금융지주의 ‘경영관리 상태’를 금융당국이 검사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검찰 수사가 경영 불안정으로 이어져 향후 사업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당국이 판단할 경우 자회사 편입이 거부되거나 지연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지주의 금융사 편입시 검찰 수사 때문에 심사가 중단되거나 떨어지는 일은 없다”면서도 “검찰 수사 대상과 내용이 경영관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는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하나금융도 M&A보다는 자회사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하나금융투자에 1조2000억원을 증자한데 이어 올해도 자회사 증자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DGB금융지주의 박인규 전 회장이 비자금 조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DGB의 하이투자증권 자회사 편입이 지연된 적 있다”며 “결국 박 전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금융 역시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CEO에 대한 검찰 수사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