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행장의 연임에 대해 KEB하나은행 노동조합이 반대하고 나섰다. KEB하나은행 노조는 현 행장의 경영능력에 의구심을 나타내면서 도덕적 결함을 근거로 연임을 반대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EB하나은행 지부는 25일 성명서를 통해 “KEB 하나은행 미래를 위해 은행장 연임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현 행장은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이에 하나금융지주는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앞두고 현재 차기 KEB하나은행 은행장 후보 선정 과정에 돌입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현 행장의 경영실적 등을 근거로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노조는 이에 반발해 현 행장의 경영실적은 “시장의 호조건 때문”이라며, 현 행장으로 인해 하나은행(구)과 외환은행(구)의 제도통합이 늦어진 것으로 지적했다. 또한 노조는 현 행장은 채용비리 문제로 은행장으로서 도덕적 자격을 상실했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먼저 노조는 “현 행장의 경영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다른 시중은행 실적과 상대적으로 비교해야 한다”며 “올해 시중은행들 모두 2008 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의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하나은행의 최근 호실적은 은행장의 경영능력이 특별히 뛰어나서가 아니라 최근 시장 조건이 전반적으로 좋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노조는 KEB하나은행의 제도 통합이 1년간 지연된 배경에 현 행장이 있는 것으로 밝혔다. 노조는 “인사·급여·복지 제도 통합도 현 행장이 아니었다면 오히려 더 빨리 이뤄냈을 것”이라면서 “최순실 관련 비리 연루 의혹, 채용비리 혐의 등 현 행장 재임 기간 내 자행된 비리 사태로 인해 2018년 봄까지 제도통합 논의를 시작조차 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노조는 은행장의 인사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노조는 “재임 기간 동안 갖가지 인사전횡을 일삼으며 조직 내 분열을 초래해 왔다”며 “자신의 고교 후배인 2년여 경력 초임 지점장에 대해 임금피크 유예 판단을 하거나, 지점장 근무 기간이 ‘책임자 지점장’ 기간을 포함하여도 고작 2년이 되지 않은데다가 인사위원회를 통해 징계 중인자를 상벌 규정까지 위배하면서 본부장 직무대행 발령을 내기까지 했다”고 비난했다.
또한 “반복된 인사 참사는 원뱅크로 가는 화학적 통합을 이루는 데 부적합한 인물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는 채용비리 혐의를 집중 질타했다. 노조는 “KEB하나은행 윤리강령에는 '출신, 성별, 학연 등 어떤 이유로도 서로 차별을 하지 않는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런데 최고 수장인 은행장이 스스로 윤리강령을 위반했다”면서 “자신의 권한을 남용하여 채용에 수시로 개입하고, 남녀 합격자 비율을 4:1 로 정해 채용잘차를 진행하도록 지시해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은행장은 채용 비리 재판 결과에 따라 임기 도중 물러나야 할 수도 있다. CEO 리스크를 지닌 현 행장 연임은 KEB하나은행 미래에 적신호가 될 것”이라며 “노조는 KEB하나은행의 미래를 위해 행장의 연임을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