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에 가고 싶은 마음이 더 생겼어요.”
27일 금융권 취업 큰 장이 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그 곳에서 만난 구직자 김하람(여·26·안산)씨는 현장면접 소감을 이 같이 전했다. 그는 평소 금융에 관심이 많았고 안정적인 이유로 금융업을 선호하게 됐다고 전했다. 김씨는 “우리은행에서 이루고픈 꿈과 목표가 무엇인지를 질문 받았다”며 “면접자들을 보니 더 열심히 준비 해야겠다”며 웃었다. 학업을 마친 새내기 취업준비생에게서 구직을 향한 갈망을 느꼈다.
6개 금융협회가 주최하고 60개 금융기관이 참여한 금융권공동채용박람회가 이날 오전 DDP에서 열렸다. 행사는 구직자와 인사담당자가 1대1로 대면하는 현장면접관과 지방구직자를 배려한 화상면접관, 채용·직무 상담관 등으로 운영됐다. 이밖에 인공지능 자기소개서 컨설팅과 컬러 이미지 메이킹, 가상현실(VR) 면접체험 등 부대행사관이 마련돼 참가자 호응을 얻었다.
가장 열기가 뜨거웠던 곳은 현장면접관이었다. 올해도 면접을 잘 보면 서류전형을 면제해주는 특권이 주어지는 만큼 은행 지원자들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대단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행사 1일차인 이날 사전면접 신청자가 2500여명이다. 이는 2회보다 사전면접자가 100명이 늘었다. 채용상담 신청자는 6200여명에 달한다. 둘째 날 현장접수 분을 포함하면 1만2000여명이 동대문을 다녀갈 것으로 주최 측은 추산했다. 앞서 주최 측은 사전면접 신청자를 위한 대기석을 마련했다. 그럼에도 자리가 부족해 계단이며 바닥에 앉아서 준비해온 자기소개서를 훑어보고 모의면접을 하는 이들도 여럿 보였다.
기업은행에서 면접을 본 김경한(29·인천)씨는 “지원서 작성을 완벽하게 하지 못했는데 면접관이 친절하게 잘 설명해주면서 필요한 질문들만 해줬다”며 “배운 점이 많고 유익했다”고 밝혔다. 이어 “꼭 입사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자금난을 해결해주고 경제와 일자리 창출 등 공공성에 기여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행사 개막식은 오후 2시에 열렸다. 개막식에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과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그리고 각 금융기관 대표들이 참석했다. 주요 은행장 중 손태승 우리은행장과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행사에 불참했다.
손 행장은 이날 오전에 있었던 일본 수출규제 대응 재점검 행사에는 참석했지만 오후 일정은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에서는 HR담당 부문장이 참석했다. 하나은행 측도 지성규 행장이 이날 타 일정으로 참석을 못했다고 설명했다.
은행장들은 자사 홍보부스를 돌며 인사담당 직원들을 격려했다.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일일 면접관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민 위원장은 “이번 박람회에 참석한 청년들이 훌륭한 금융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 금융이 커야 산업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민 위원장은 또 인공지능 자기소개서 컨설팅에 관심을 보이며 “정치권 공천심사에 활용하면 좋겠다”고도 전했다.
김태영 회장은 구직자들에게 “꿈을 가지고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라”며 “각자 원하는 멋진 미래를 설계하도록 열심히 돕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어 “일자리 창출 펀드마련, 일자리기업 보증재원 마련 등 사회공헌활동을 적극 강화해 금융권에서 시작한 일자리 바람이 전 산업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솔선하겠다”고 말했다.
최종구 위원장은 “금융회사와 구직자 간 효율적인 연결이 중요하다”며 “이번 박람회는 매우 의미 있는 매칭의 자리”라고 말했다. 퇴임을 앞둔 최종구 위원장은 이날 임기 전 마지막 금융박람회 성공개최와 그간 노고의 대해 찬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