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가 태반 염증이 태아의 면역체계에 영향을 주고, 출생 후 아이가 과도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KAIST 생명과학과 이흥규 교수팀은 임신 중 발생한 염증이 태반을 통해 태아의 스트레스 반응 조절 시스템에 영향을 미쳐 면역 기억을 담당하는 T세포의 생존과 기억 능력이 증가, 알레르기 반응이 강해지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소아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을 조기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면역계에서 염증반응을 유도하는 대표 물질인 독소 ‘LPS(리포폴리사카라이드)’를 생쥐에게 주입해 염증 반응이 일어나도록 유도한 결과 태반에도 염증이 발생했다.
이에 태반 조직은 염증 반응으로 인해 신호물질 ‘종양괴사인자 알파(TNF-α)’가 증가했다. TNF-α는 면역세포인 ‘호중구’를 활발하게 만들어 태반에 염증성 손상을 일으켰다. 호중구는 신체에서 40~75%를 차지하는 백혈구로, 선천 면역에 중요한 역할과 체내 침입 박테리아나 진균을 죽인다.
태반의 염증성 손상은 태아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이에 따라 스트레스 호르몬 글루코코르티코이드가 많이 분비되면서 태아의 면역 체계에 중요한 변화를 유도했다.
그 결과 태아의 T세포가 더 오래 살아남고 기억 기능 강해졌다.
이런 과정으로 생성된 기억 T세포는 출생 후 항원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때 과도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켰다.
실제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겐’을 생쥐 기도에 노출했을 때 알레르기와 천식 반응에 중요한 면역세포가 증가하는 강한 호산구성 염증 반응과 면역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것이 관찰됐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임신 중 엄마의 염증 반응이 태반을 통해 태아의 알레르기 면역 체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세계 최초로 규명한 것”이라며, “소아 알레르기 질환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개발과 예방 전략 마련에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의과학대학원 권명승 박사가 제1저자로 수행했고, 연구결과는 지난달 1일 점막면역학 분야 국제학술지 ‘뮤코잘 이뮤놀로지(Mucosal immunology)’에 게재됐다.
(논문명 : Placental inflammation-driven T cell memory formation promotes allergic responses in offspring via endogenous glucocorticoids ※DOI: https://doi.org/10.1016/j.mucimm.2025.06.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