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은 인수, 대상은 확장…수출 훈풍 타고 달궈진 ‘K소스’ 전선

삼양은 인수, 대상은 확장…수출 훈풍 타고 달궈진 ‘K소스’ 전선

기사승인 2025-08-05 06:00:09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K-소스가 단순한 양념을 넘어 한식 확산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고추장, 간장 등 전통 장류는 물론 비빔장, 볶음양념 등 특화형 제품까지 늘어나며 해외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업계는 소스를 식품 한류의 진입 통로로 보고, 수출 전략을 강화하는 추세다. 

5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소스류 누적 수출액은 3억6500만달러(약 5400억원)로, 2023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수출액까지 더하면 연간 4억달러(58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23년의 사상 최고치(3억8400만달러)를 훌쩍 웃도는 수치로, 최근 3년간 12월 기준 평균 수출액이 3000만달러 수준임을 고려하면 올해 새 기록 달성이 유력하다.

전통 장류에 대한 해외 관심은 꾸준하지만, 실제 수출을 이끄는 주체는 장류 그 자체보단 이를 활용한 ‘글로벌 맞춤형’ 조리형 소스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조리용 소스 시장은 2023년 497억4000만달러에서 2032년 675억4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주요 식품기업들은 제품 경쟁력 확보를 위해 소스 제조사 인수, 브랜드 전략 재정비 등 내부 투자와 글로벌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양식품은 불닭소스 시리즈로 글로벌 매운맛 트렌드를 이끌며 수출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오리지널·로제·까르보나라 등 다양한 맛으로 구성된 불닭소스는 조리형 소스의 대표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와 함께 삼양식품은 소스·수프 전문 자회사 지앤에프 인수를 그룹 차원에서 검토 중이다. 지앤에프는 농심, 오뚜기 등에 라면 스프를 공급해온 기업이다.

농심홀딩스도 장류·조미식품 제조업체인 ‘세우’를 인수하며 소스 라인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심홀딩스 측은 “간장 및 장류, 조미식품을 제조하는 기업을 인수해 기존 식품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샘표식품은 약 80년에 걸친 발효 기술력을 바탕으로, 요리에센스 ‘연두’를 비롯해 유기농 고추장, 완두 간장 등 다양한 제품을 해외 시장에 소개하고 있다. 대상은 전통 장류를 앞세운 글로벌 브랜드 ‘오푸드’(O’Food)를 통해 고추장, 쌈장, 떡볶이 소스 등 200여 종의 제품을 20개국에 수출 중이다.

대상 측은 “고추장·간장·된장 등 전통 장류를 서구 식문화에 맞게 재해석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며 “테이블 소스형 고추장, 김치 스프레드, 트러플 핫소스 등 현지화된 제품과 비건·할랄 인증 제품군을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글로벌 소비자 니즈에 맞춘 제품 개발과 유통망 확장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데몬헌터스’처럼 한류 콘텐츠가 전 세계로 확산되며 K-푸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현지 음식에 소스가 활용되고, 업계 내에서도 소스 분야를 새 먹거리로 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