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이 원자재 가격과 연동된 상장지수상품(ETP) 투자 유의를 당부했다. 최근 전쟁 및 관세 등으로 촉발된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서다.
금감원은 6일 ‘원자재 ETP 투자자 유의사항’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금감원은 원자재 투자위험이 확대됐던 코로나19 시기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관련 소비자 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전쟁 및 관세 등으로 촉발된 원자재 가격 급등락은 관련 국제 문제가 해소될 때까지 지속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불투명한 정보 등에 기반한 투자의 경우 시장 변동성 확대로 가격변동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원자재 가격은 예측이 어려운 전쟁·관세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이스라엘-이란 전쟁 발발에 지난 6월12일 배럴당 68.0달러에서 같은달 18일 75.1달러로 10.4% 올랐다. 그러나 6월24일에는 64.4달러로 14.3% 급락했다.
미국 구리 선물도 미국 관세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지난 7월23일 파운드(Ib)당 5.82달러로 14.5% 올랐으나, 일주일 만에 4.64달러로 20.3% 떨어졌다.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P 수익률은 기초자산 수익률에 추적 배수를 곱한 값으로 결정된다. 이에 따라 변동성이 큰 원자재 시장에서는 투자손실이 단기간에 폭증할 수 있다.
특히 기초자산 가격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할 경우, 누적수익률은 기초자산 수익률보다 낮아지는 복리효과도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초자산 가격이 100에서 80으로 20% 하락한 뒤 다시 100으로 25% 상승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하면, 2배 레버리지 ETP 가격은 100에서 60으로 40% 떨어진 이후 90으로 50% 상승한다. 똑같은 상황에서 기초자산은 수익률이 0%인 반면, 레버리지 상품은 10%나 손실을 보게 되는 셈이다. 인버스와 인버스 레버리지 상품도 동일한 효과가 발생한다.
금감원은 괴리율 정보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기간에 투기성 자금이 유입되면 수급 불균형이 발생해 ETP의 괴리율이 확대될 수 있어서다. 이는 해당 상품의 시장가격이 실제 가치보다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후 괴리율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고평가된 가격에 ETP를 매수한 투자자들은 손실을 볼 수 있다.
금감원은 “원자재 ETP, 특히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거래 규모와 괴리율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는지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며 “무역 갈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해 투자 위험이 확대될 경우, 신속히 소비자 경보를 발령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