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좁은 비행기 자린 싫지만 여행은 가고싶어
#“이제 승객여러분께서는 화장실에 다녀오셔도 됩니다.” 비행기가 안정궤도에 오르자 기내 방송이 울렸다. 인천 국제공항에서 목적지까지의 거리는 9000여킬로미터. 직항으로도 장장 12시간이 소요되는 퍽 긴 여행이었다. 저마다 목베개를 두르거나 츄리닝에 맨발로 장시간의 비행에 대비하는 모양새였다. '뭘 저렇게 유난이냐'며 비웃음도 잠시 쑤시기 시작한 엉덩이와 허리에 기자는 점차 정신이 아득해져갔다. 넓은 일등석을 고르자면 안성맞춤이었겠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기자를 포함한 승객 하나, 둘씩 화장... [김양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