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스포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세 친구였던 박지성(28)과 파트리스 에브라(27·이상 맨유), 카를로스 테베스(25·맨체스터시티)가 엇갈린 길을 걷고 있다.
맨유 팬들 사이에서 ‘지테브라(Ji·te·vra)’로 불릴만큼 각별했던 이들은 테베스의 맨체스터시티(이하 맨시티) 이적으로 갈라진 서로의 관계 만큼이나 올 시즌 초반부터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맨유 수비진영에서 중책을 맡기 시작한 에브라와 새로운 팀에서 총애를 받는 테베스와 다르게 박지성은 미미한 존재감과 불투명한 재계약 전망으로 불안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나는 에브라와 뛰는 테베스
에브라는 올 시즌에도 변함없이 맨유의 왼쪽 후방을 지키고 있다. 현재까지 맨유가 치른 세 차례의 정규리그 경기를 모두 풀타임으로 출전한 에브라는 번리에 0대 1로 패했던 19일(이하 한국시간) 정규리그 2라운드에서 현지 언론 ‘스카이스포츠’로부터 팀내 최고 평점(8점)을 받는 등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 같은 에브라의 선전에는 맨유 내 핵심 수비수들의 공백이 한몫을 하고 있다. 22일 위건 애슬래틱과의 정규리그 3라운드에서 부상 후 시즌 첫 경기에 나선 수비수 네마냐 비디치는 주심의 눈을 피해 상대 공격수를 가격했다가 잉글랜드축구협회에 덜미를 잡혀 출장 정지의 위기를 맞았다.
맨유의 수비진영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리오 퍼디낸드와 기대주 조니 에반스는 좀처럼 부상을 털고 일어설 조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에브라에게 수비진영의 중심 역할을 요구한다. 에브라는 당분간 맨유에서 가장 중요한 전력으로 뛰게 될 전망이다.
테베스는 호세 산타크루스, 에마뉴엘 아데바요르와 함께 맨시티의 막강한 공격진영을 구성하고 있다. 그는 두 경기 만에 어시스트를 올려 올 시즌 맨시티가 선보일 골잔치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맨시티가 지역 라이벌 맨유를 견제하기 위해 테베스를 앞세워 광고 전략을 구사한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한다. 맨유 팬들의 반감을 사기도 하지만 언론과 팬들에게 한 번이라도 더 주목을 받는 테베스의 가치는 연일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걸어가는 박지성, 내일도 장담 못해
맨유가 일주일 만에 정규리그 3라운드를 소화하는 숨가쁜 일정을 치르는 동안 박지성은 단 한 경기에 선발 출전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박지성이 출전한 경기에서 맨유는 상대적 약체 번리에 충격패를 당했다. 박지성은 당시 ‘스카이스포츠’로부터 “실수 연발”이라는 혹평과 함께 5점의 낮은 평점을 받았다.
경기력은 출전 횟수를 늘리면서 끌어올릴 수 있지만 박지성에게 놓인 가장 큰 문제는 출전 명단에도 오르지 못한다는 점이다. 더욱이 지난 7월 맨유 아시아 투어 이후 확정될 것으로 예상되던 재계약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박지성은 온갖 악재 속에서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박지성이 그라운드에 나오지 못하는 사이 주전 경쟁자인 루이스 나니와 안토니오 발렌시아는 꾸준하게 출전하면서 공격포인트도 쌓아가고 있다.
박지성이 오는 30일 아스날과의 정규리그 4라운드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올 시즌 내내 어두운 먹구름이 드러워질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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