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업계 외식시장 각축전…“가맹사업 손보고 가성비 마케팅 확대”

버거업계 외식시장 각축전…“가맹사업 손보고 가성비 마케팅 확대”

고물가 이어져…국밥보다 ‘한 끼 식사’ 햄버거 수요 확대
신세계푸드 노브랜드 버거, 기맹사업 개편…본격 점유율 확장
KFC 가맹사업 전환 ‘흑자’…맘스터치, 공격적 확대로 매장 1위
맥도날드·롯데리아, 점심시간 ‘가성비 마케팅’으로 소비자 공략
일각선 “버거 수요 높지만 가성비 마케팅 출혈 경쟁 나타날 수도”

기사승인 2025-05-10 06:00:07 업데이트 2025-05-10 06:01:49
김규식 신세계푸드 프랜차이즈 상무가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노브랜드 버거의 신규 가맹모델을 설명하고 있다. 김건주 기자 

최근 외식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식사비용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햄버거 업계가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가맹사업·가성비 마케팅 등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기존 대표 외식 메뉴였던 국밥의 가격이 1만원대를 훌쩍 넘어서며 5000~7000원대에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는 햄버거 수요가 늘고 있다.

10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의 햄버거 프랜차이즈 ‘노브랜드 버거’와 사모펀드 오케스트라PE가 운영하는 KFC코리아, 맘스터치는 외식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가맹사업 확장에 나섰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브랜드 버거 가맹사업 확대를 위한 신규 가맹모델 ‘콤팩트 매장’을 선보였다. 노브랜드 버거는 신세계푸드가 지난 2019년 론칭한 버거 브랜드다. 콤팩트 매장은 창업비용을 기존 매장(약 1억8000만원) 대비 40% 낮춰 1억원 초반에 개설을 가능하게 한 매장이다.

매장 모델을 49.6㎡(15평) 규모로 줄이고 디자인 단순화 등 인테리어 공사도 비용을 덜어 창업비용을 낮추고 예비 가맹점주를 더 많이 유치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를 기반으로 사업이 더 확대되는 선순환 성장 구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강승협 신세계푸드 대표는 “불필요한 비용을 제외한 개선된 가맹사업을 기반으로 버거의 본질인 맛·품질에 집중할 것”이라며 “오는 2030년까지 버거 업계 톱3로 도약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사모펀드 오케스트라PE가 인수한 KFC코리아도 직영점 사업에서 가맹사업 전환 후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KFC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8% 증가한 2923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5.7배 늘어난 164억원이다.

지난 2023년1월 오케스트라PE에 인수 후 처음 가맹사업 체제로 전환한 KFC코리아는 같은해 5월 영입된 ‘마케팅 전문가’ 신호상 대표 주도로 가맹사업을 확장했다. 지난해 4월 1호 가맹점인 KFC 문정역점이 문을 연 이후 지난해 기준 15개의 가맹점을 달성했다. KFC는 올해도 가맹점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맘스터치도 적극적인 출점으로 가맹점 수를 늘리고 있다. 소비자와 접근성을 강화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맘스터치 매장은 지난 2020년 1313개에서 2023년 1416개로 늘었다. 맘스터치앤컴퍼니의 지난해 매출은 4179억원, 영업이익은 73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4.7%, 21.8% 오르며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한 소비자가 점심시간 서울의 맥도날드 매장에서 메뉴를 주문하고 있다. 김건주 기자

반면 맥도날드는 직영점 비율이 늘어났다. 한국맥도날드의 지난해 직영점 비율은 86.2%로, 2020년(74%)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맥도날드는 현재 직영과 가맹을 병행 운영하고 있으며, 가맹 파트너십은 브랜드 철학과 기준에 부합하는 경우에 한해 신중한 논의와 검토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2023년 오는 2030년까지 매장을 500개로 확대하고, 드라이브 스루(DT) 확대 등 편의성을 한층 더 강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가맹사업을 손보는 동시에 ‘가성비 마케팅’에도 주력하고 있다.

노브랜드 버거는 점포 규모를 축소하고 버거 품질을 강화하며 단품 기준 4500원의 버거 6000원대 세트메뉴를 선보였다. 맥도날드와 롯데리아는 각각 오후 2시까지 점심시간대를 노린 5000~7000원대 세트 메뉴를 선보이며 외식 시장 틈새를 돌파하고 있다.

특히 전반적인 외식 메뉴 가격이 오르며 햄버거의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기준 외식 평균가는 자장면 7500원, 김치찌개백반 8500원, 냉면 1만2115원, 삼계탕 1만7346원 등으로 조사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가성비 경쟁으로 업계 간 출혈 경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최근 외식 물가가 올라 간편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먹을 수 있는 햄버거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도 “카페업종 만큼은 아니지만, 늘어나는 점포 수와 가성비 경쟁에 따라 서로간의 출혈 경쟁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