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와 2차전 앞둔 신상우호, 풀어야할 숙제는 [쿠키 현장]

콜롬비아와 2차전 앞둔 신상우호, 풀어야할 숙제는 [쿠키 현장]

1차전 0-1로 패하 한국, 용인에서 펼치는 2차전서 설욕 다짐
베테랑 공격수 지소연 소집 해제…대체 공격 자원 투입 관건

기사승인 2025-06-01 06:00:07
신상우 감독(왼쪽)과 이영주 선수. 이영재 기자

“대표팀 감독 부임 후 첫 국내 A매치였다. 팬들에게 승리를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발전 가능성은 많지만,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신상우 감독)

콜롬비아와 1차전에서 아쉽게 0-1로 패한 대한민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오는 2일 용인으로 자리를 옮겨 2차전을 펼친다.

예고했던대로 ‘플랜B’ 카드인 ‘백 스리(back three)’들고 나온 신상우호는 전반 27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프리킥 선제골을 내주면서 끌려갔다. 하지만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다시  ‘백 포(back four)’를 꺼내든 한국은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후반전 내내 콜롬비아 골문을 두드렸지만 끝내 골이 터지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1차전이 끝난 직후 안헬로 마르실리아(Angelo MARSIGLIA) 콜롬비아 감독은 “힘든 경기였다”면서 “전반은 콜롬비아가 공격도 많이 하고 득점도 했다. 하지만 후반전은 한국이 우세했다. 콜롬비아는 한국의 공세를 운 좋게 잘 막았다”고 총평했다. 이어 “한국에 와서 첫 경기를 승리해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만족하지 않고 열심히 준비해 남은 경기도 좋은 결과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상우 감독은 “국제 무대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자신감 있게 경기했다”고 선수들을 칭찬하면서 “전반전은 상대의 빠른 스피드에 대응이 어려워 주도권을 내줬지만, 후반 빠른 선수들을 투입하며 변화를 준 것이 주효했다”고 복기했다. 

후반 추가시간 선수들에게 “올라가”라고 지시하고 있는 신상우 감독. 이영재 기자

인천에서 펼친 1차전을 내준 한국 여자 축구팀은 2일 용인에서 반드시 승리한다는 각오다. 주장 이영주 선수는 기자회견 당시 “저희가 재작년 콜롬비아와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0-2로 졌다”면서 “복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용인에서 설욕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지소연(34·시애틀 레인)이 2차전을 앞두고 소집 해제된 가운데 공격수 공백을 채우는 것 또한 관건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5월31일 “지소연이 오는 7월 예정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차출 협조를 위한 소속팀과 협의에 따라 오늘 대표팀 소집에서 조기 해제됐다”면서 “대체 발탁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지소연은 1일 출국해 소속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한국 선수단은 최근 ‘세대 교체’가 이뤄졌다는 평가를 반영하듯 1차전에서 신인 선수들이 대거 투입됐다. 2004년생 박수정이 대표적인데, A대표팀에 처음 합류한 박수정은 지난 1차전에서 선발로 출전하면서 데뷔전을 치렀다. 신 감독은 “각 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들 위주로 선발했다”면서 “신인 선수들과 베테랑들이 잘 융합하면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주장 이영주 선수가 눈여겨 보고 있는 김신지 선수 또한 1차전에서 활약했다. 이영주 선수는 “김신지 선수는 본인 색깔을 드러낼 때는 드러내면서도 잘 맞춰주는 능력도 탁월하다”면서 “제가 보고 있지 않아도 어디에 가 있는지 느껴지는 게 있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2차전에서 신 감독의 ‘빌드업 축구’가 어느 정도 발현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신 감독은 “GK부터 공격 빌드업 시점으로 생각한다”면서 “반대로 수비 시점은 상대 최전방에서부터라고 본다”고 힘주어 말했다. “공격과 수비에서 이런 시점 전환이 여자 축구에 그동안 많이 있지 않았다”고 짚은 신 감독은 “강팀과는 내려서고 약팀과는 올라서는 게 보통이었는데, 격차를 줄이기 위해 선수들이 시점 전환을 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감독은 “상대가 강팀이든 약팀이든 공격 시점과 수비 시점을 정확하게 하도록 훈련하고 있다”면서 “공을 버리기보다 소유할 수 있는 걸 강조하면서 훈련도 그렇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건 내년 아시안컵인데, 시간이 많다면 많고 짧다면 짧다”면서 “이 기간 동안 알차게 훈련을 잘 해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2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콜롬비아와 2차전을 펼친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9위로, 아시아축구연맹(AFC) 기준으로는 일본(5위), 북한(9위), 호주(16위), 중국(17위)에 이어 다섯 번째다. 2연전을 펼칠 상대인 콜롬비아는 FIFA 랭킹에선 21위로 한국보다 두 계단 아래지만, 남아메리카축구연맹(CONMEBOL) 순위 기준으로는 브라질(8위)에 이은 2위다.

인천=이영재 기자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