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끝내 작은 ‘빅텐트’…대선 패배 원인은 ‘尹·쌍권’ [국민의힘 성적표]

국힘, 끝내 작은 ‘빅텐트’…대선 패배 원인은 ‘尹·쌍권’ [국민의힘 성적표]

윤석열, 중도확장성 저해…권영세‧권성동, 한덕수 단일화 ‘잡음’
국힘 익명 관계자 “국힘, 이준석 단일화에 적극적 모습 보이지 않아”

기사승인 2025-06-04 06:00:08 업데이트 2025-06-04 07:55:11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울려라 함성, 들어라 승리의 메아리’ 피날레 유세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곽경근 대기자

국민의힘이 새미래민주당을 포용한 빅텐트를 만들어 대선 승리를 노렸지만 끝내 불발됐다. 전문가는 이번 21대 대통령선거 패배 키워드로 윤석열 전 대통령 및 ‘쌍권(권영세·권성동)’ 문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 불발을 꼽았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통령이 유력해진 상황이다. 김문수 후보는 끝내 패배했다.

국민의힘 대선 패배 원인으론 윤석열 전 대통령 비상계엄령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진단된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비상계엄령을 선포했지만 2시간 만에 진압됐다. 이후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관련 8대0 만장일치 판결을 받고 파면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파면된 후에도 행보를 지속했다. 지난달 31일 전광훈 목사가 주도한 서울 광화문 집회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국민의힘 지지 호소문’이 대독됐다. 또 3일 사전 투표에 참여하면서 언론 노출 비중을 늘렸다.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촉발된 이번 대선에서 출당에 대해 미온적인 모습을 보인 것도 한 몫 했다는 설명이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출당에 대해 목소리를 냈으나 결국 탈당하는 모양새로 논란이 마무리 됐다. 이 같은 모습을 보이면서 중도확장성이 완전히 떨어졌다는 평가다.

또 권영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김문수 후보 임명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것도 문제시 됐다.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했으나 김문수 후보가 반발하자 최종 임명을 보류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당내에선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비롯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경선에 참여한 인사들의 반발이 있었다.

특히 당 지도부가 추진했던 한덕수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 반발하며 홍준표 전 시장은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반이재명 빅텐트에 집중해야 할 국민의힘이 내부에서부터 동력을 잃게 된 것이다. 경선 종료 직후 하와이로 이동한 홍준표 전 시장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인이 된 후 대선에 불참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태평양 건너 내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슬프게 보인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대선 초기부터 반명 빅텐트를 위해 공략하려 했던 조직 및 인물은 개혁신당과 새미래민주당, 한덕수 예비후보 등이었다. 이중 새미래민주당을 제외하곤 빅텐트 합류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덕수 예비후보 같은 경우 페이스북을 통해 김문수 후보 지지의사를 밝혔으나 유세 현장에 나서는 등의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특히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대선에 완주해 지지층 일부가 분산됐다는 지적이다. 다만 개혁신당 같은 경우 대선이 시작됨과 동시에 완주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혔기 때문에 국민의힘에서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에 “윤석열 전 대통령 비상계엄으로 인해 국민들에게 신뢰를 잃은 게 가장 큰 문제다. 또 당 지도부가 한덕수 예비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하면서 첫 단추부터 잘못 뀄다”며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선거 전략부터 잘못 짰다”고 비판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
윤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