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삼분지계(三分之計)'… KAIST-사우디 킹사우드대 'AI 공동연구 협력'

'인공지능 삼분지계(三分之計)'… KAIST-사우디 킹사우드대 'AI 공동연구 협력'

킹사우드대 총장단 방한, KAIST와 AI·우주·STEM 분야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추진
AI 미-중 양자구도 탈피, AI 생태계 다양성 증진 위한 개방형 플랫폼 개발 협력
공동연구소 설립, 글로벌 인재양성 MOU 추진

기사승인 2025-07-04 21:40:50
3일 KAIST 도곡캠퍼스에서 압둘라 알살만 사우디아라비아 킹사우드대(KSU) 총장을 맞이하는 이광형 KAIST 총장. KAIST

KAIST의 기술력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본력이 합쳐 글로벌 인공지능(AI) 체계에 새로운 축을 만든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3일 KAIST 도곡캠퍼스에서 압둘라 알살만 사우디아라비아 킹사우드대(KSU) 총장과 회의를 갖고 인공지능(AI) 및 디지털플랫폼 구축을 위한 전략적 협력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최근 글로벌 AI 생태계는 오픈AI, Google 등 사용자나 개발자의 활용이 제한된 미국의 폐쇄형 모델이나 중국의 자국중심 기술체계로 양분되는 추세다.

이 같은 미·중 양강구도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국가는 기술적 다양성과 접근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3의 협력모델 구축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이에 이 총장은 오픈소스 기반 국제협력체 구상을 바탕으로 기존 양극적 디지털 질서를 넘어 상호협력·공존하는 AI 신질서인 ‘삼분지계(三分之計)’ 전략을 제안했다.

이번 KAIST-킹사우드대 협력은 기술적 다양성과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AI 모델을 공동으로 모색하려는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흐름은 앞서 언급한 국제적 논의와도 맞닿는다.

특히 오픈AI 모델을 기반으로 한 협력 체제를 통해 중동과 동남아시아에서 혁신적인 다자 협력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양 기관은 각기 다른 강점을 바탕으로 상호 보완적 협력구도를 기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대규모 자본력과 디지털 인프라를 기반으로 전략적 투자가 가능한 국가이며, 우리나라는 AI 원천기술과 응용역량, 우수한 인재 생태계로 경쟁력을 갖췄다.

양국은 이런 역량을 결합해 '투자-기술-인재'가 선순환하는 지속가능한 협력 모델을 구현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기존의 AI 기술패권 구조와 차별화된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하고 글로벌 AI 생태계의 다양성 증진에 기여할 전망이다.

실제 이번 면담에서 양 기관은 향후 협력의 구체적 방향에 대해 의견을 모았다.

주요 협력사항으로 오픈소스 기반 AI 기술 및 디지털 플랫폼 공동 개발, KAIST-KSU 공동학위 과정의 개설 및 운영, 양교 간 학생·교수·연구 인력 교류 프로그램의 확대, 기초과학 및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 공동연구 활성화 등을 논의됐다.

특히 AI 분야에서 공동연구소 설립을 통해 오픈AI 모델 개발과 실제 산업 적용을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는 기술접근성 확대를 통해 더 많은 국가와 기관이 AI 혁신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양 기관은 이번 논의를 바탕으로 조만간 공식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향후 구체적 협력방안 마련과 공동연구소 설립, 글로벌 인재양성 프로그램 추진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압둘라 총장은 "사우디는 비전 203에 따라 개방 정책과 전략적 투자를 통해 과학기술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며 "KAIST와의 협력은 중동의 AI 생태계 구축과 디지털 경쟁력 확보에 실질적인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 총장은 "사우디의 투자 역량과 KAIST의 기술 혁신력, 그리고 양국의 우수한 인재자원을 결합하면 글로벌 AI 생태계의 다양성 증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교가 AI 공동연구를 통해 독자적인 AI 모델을 개발한다면 미국중국 중심 디지털 질서에 새로운 영역을 창출하는 삼분지계 구도를 실현, 중동과 북아프리카, 아세안을 넘어 세계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한편, 이번 협력은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해외 유력인사 초청사업'으로 시작해 KF의 지속적 지원을 받아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파트너십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