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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복통·설사, 20·30에서 증가...염증성 장질환 의심2019-06-25 09:46:00

“북미와 북유럽 지역은 염증성 장질환의 발생률이 향후 10년 내 전체 인구의 1%(현 0.5%)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우리도 이런 양상을 점차 따라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고성준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질병 트렌드가 선진국의 모습을 따라잡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염증성 장질환의 유병률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구화된 식생활을 비롯한 생활환경 변화에 따라 과거 ‘서양인 병’으로 여겨졌던 염증성 장질환의 국내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인데 궤양성 대장염은 주로 대장에서,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광범위하게 발병하며, 발병양상은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모두 피가 섞인 설사, 심한 복통, 발열, 식욕부진, 체중감소, 피로감 등의 증상을 유발하며, 완치가 없는 만성질환에 해당한다.

최근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 환자는 2013년 4만6730명에서 2018년 6만5802명으로 5년 새 약 40%나 늘었다. 특히 20~30대 환자는 2013년 1만 7369명에서 2018년 2만 5096명으로 가장 많이(44%) 증가했다. 지난해 연령별 요양급여비용 총액을 살펴보면 20~30대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51%)을 차지할 정도로 젊은 층에 집중돼있었다. 성별로 살펴보면 여성보다는 남성 환자 수(61%)가 더 많았다.

염증성 장질환은 아직까지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우리나라 등 아시아 국가의 발병률 증가의 경우 서구화된 식생활과 생활양식 변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부모가 염증성 장질환 환자일 경우 자녀가 염증성 장질환에 걸릴 확률은 보통사람에 비해 8~10배 정도로 다소 높은 편이나 반드시 유전되는 것은 아니다. 설사와 복통 등 급성 장염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감염성이 없다는 점도 특징이다.

고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할 수 없다. 유전적 요인, 면역조절기능 이상, 그리고 장내 미생물 변화나 식생활, 흡연 등 환경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다”며 “어린나이에 심한 크론병을 앓는 아이들의 경우 유전자의 큰 변이가 일어나는 등 유전적인 문제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미국이나 유럽 국가에서 염증성 장질환은 전체 인구의 0.5~1%가량 발병하는 흔한 질환으로 여겨진다. 아시아 국가에서도 발생빈도가 꾸준히 늘어 국내의 경우 전체 인구의 0.2% 정도인 약 10만 명 정도가 염증성 장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5년간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가파르게 증가했지만, 여전히 숨은 환자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증상의 범위가 넓고 다양하기 때문에 실제 진단율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심한 복통이나 혈변으로 인해 병원에 빨리 내원하는 환자가 있는 반면, 가벼운 장염 증상으로 여기고 오랜 기간 방치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며 ”복통과 설사 증상이 4주 이상 반복되거나 붉은 혈변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정확한 진단을 반아야 한다“고 말했다.
염증성 장질환은 평생 관리해야하는 만성질환이다. 초기 진단 환자는 1~2주에 한 번 정도 내원해 검사 및 진료를 받고, 상태가 안정화되면 3개월에 한 번씩 내원하기도 한다.

치료와 함께 일상생활에서의 관리도 필요하다. 고 교수는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수면, 적절한 유산소 운동, 절주, 금연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 것을 권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식이부분인데 당류, 유화제 등 식품첨가물이 포함된 음식은 장내염증을 유발한다는 보고가 있는 만큼 가급적인 그런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며 “진통제나 항생제와 같은 의약품도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 건강기능식품이나 효과가 증명되지 않은 치료제도 부작용의 우려가 있으니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 후에 복용할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새로운 신약이나 치료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10년 전에만 해도 치료할 수 있는 약제가 없었지만 지금은 좋은 약제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언젠가는 완치도 기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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