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부산서 '제2의 임세원 사건'...의료계 "의료진 안전 보장하라"2020-08-05 17:11:00

▲자료사진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 환자가 의사를 흉기로 찔러 결국 숨지게 한 사건이 또 다시 발생했다. 

5일 부산경찰청과 북부경찰서는 흉기를 휘둘러 의사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A(60)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 신병을 확보해 살인 혐의로 수사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전 9시 25분쯤 부산 북구 화명동 한 병원에서 정신과 전문의 B(50)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의사 B씨가 담배를 피우거나 의료진의 지시에 따르지 않는 등 A씨의 품행을 문제삼으며 퇴원을 지시하자 불만을 품고 범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직후 A씨는 몸에 휘발유 등을 뿌리고 병원 10층 창문의 안쪽에 매달려 있다가 출동한 경찰과 대치하다 검거됐다.

의사 B씨는 피해 직후  양산부산대병원으로 실려갔으나 결국 이날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입원 도중 잠시 외출을 해 범행 흉기와 휘발유 등을 직접 사와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가 지난 6월부터 입원중이었으며 조현병을 앓고 있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2018년 12월 말에도 서울 강북삼성병원에서 임세원 교수가 진료 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20개월여만에 또 다시 유사한 사건이 나타난 것이다.

일명 임세원 사건 이듬해인 지난해 4월 의료인에 대한 폭행 처벌을 강화하는 이른바 '임세원법'이 통과했지만, 의료진이 폭행에 시달리는 유사한 사건은 계속되고 있다.

의료계는 비통한 애도와 함께 진료실 안전을 재차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지난 2018년 말 임세원 교수가 진료 중 환자의 흉기에 의해 사망한 사건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의료기관에서 의사가 환자의 흉기에 치명상을 입고 사망에 이르는 참변이 벌어져 의료계는 말할 수 없는 충격과 슬픔에 잠겨 있다"며 "갑작스러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회원의 명복을 빌고 깊은 애도를 표하며, 범행 전반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을 사법당국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가해자는 퇴원 오더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의사의 진료권이 의료기관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현실의 단면이 아닌지 심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이같은 참담한 사건이 발생함으로써 아직도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의료인들의 안전이 무방비 상태로 위협받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협은 "정부는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등 의사 수를 늘리기 위한 정책을 비롯한 ‘의료 4대악’을 강행할 것이 아니라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의료인의 안전한 진료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대책을 우선적으로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또한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진료하는 의료인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며 "다시 한 번 예기치 못한 불행으로 유명을 달리 하신 회원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도 심심한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