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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시장 점유율 느는데…규제 사각지대2022-09-16 16:46:00

전자담배.   쿠키뉴스 자료사진.

액상형 전자담배가 현행법상 담배 정의에 포함되지 않아 각종 규제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담배회사에 유해성분 종류와 함유량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고, 이를 활용해 업계와 정부 모두 동의할 수 있는 전자담배 위해성 검증 방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전자담배 확산,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서울 서초구 양재 엘타워에서 16일 오후 1시30분 ‘제1회 금연정책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이기일 복지부 제2차관은 “최근 청소년 등을 중심으로 전자담배 사용이 증가하고 있으나 법적으로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법 제도적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면서 “전자담배 관련 정책 방향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자담배는 전자장치를 사용해 니코틴 등을 체내에 흡입하는 제품이다. 크게 궐련형과 액상형으로 나뉜다. 궐련형은 가열담배라고도 불리며 니코틴 및 여러 화학 성분을 함유하는 담배제품(스틱)을 가열해 생산된 에어로졸을 흡입하는 담배다. 지난 2017년 필립모리스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아이코스를 출시했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전자장치를 이용, 니코틴이 함유된 액상을 기화시켜 생성된 에어로졸을 흡입하는 담배다.
흡연구역.   쿠키뉴스 자료사진

국내 담배시장에서 전자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느는 추세다. 지난 2017년 약 2.2%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2.4%까지 점유율로 대폭 증가했다. 궐련 판매량은 감소하는 추세인 반면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증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1년 담배시장 동향’에 따르면 궐련(연초) 담배 판매량은 31억5000만갑으로 전년 대비 2.0% 줄었다. 전자담배 판매량은 4억4000만갑으로 전년 대비 17.1% 늘었다.

문제는 액상형 전자담배가 ‘유사 담배’로 분류돼 담뱃갑 경고 그림과 문구 표시, 광고제한, 전자거래 금지 등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연초의 줄기, 뿌리를 원료로 만든 담배제품은 제세부담금 부과만 가능하다. 합성니코틴을 원료로 만든 담배제품은 이마저도 해당하지 않는다. 담배사업법상 담배를 ‘연초의 잎을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해서 피우거나, 빨거나, 증기로 흡입하거나, 씹거나, 냄새 맡기에 적합한 상태로 제조한 것’으로 좁게 정의했기 때문이다. 

윤석범 복지부 건강증진과 사무관은 “전자담배는 궐련과 마찬가지로 발암물질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건강에 해롭다”면서 “계속해서 새로운 유형의 신종담배가 출시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연초의 줄기, 뿌리뿐만 아니라 합성니코틴을 원료로 만든 담배까지 포괄적으로 법적 정의에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도 전자담배에 대해 세금부과, 최소 구매가능 연령 제한, 건강경고 표기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 중이다. 아예 전자담배를 판매 금지 규정한 국가들도 다수다. 싱가포르, 태국, 인도, 이란 등 10개국은 권련형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하고 있고 아르헨티나, 브라질, 우루과이 등 28개국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전자담배 확산,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서울 서초구 양재 엘타워에서 16일 오후 1시30분 ‘제1회 금연정책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정진용 기자

전자담배 위해성을 검증하는 객관적인 연구 방법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도 이어졌다. 임민경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가열담배에 적합한 성분 측정 방법은 정립되지 않았다”라며 “담배회사 중심의 연구결과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품과 포함된 성분에 대한 정보가 부재하다. 영업비밀을 빌미로 담배회사가 제품 및 배출물 성분에 대해 공개하지 않아 관련 연구 진행과 결과 도출에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액상형 전자담배 건강위험 발생 사례도 언급됐다. 지난 2019년 미국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증 폐손상 사례(EVALI)가 발생했다. 지난 2020년 1월14일 기준, 미국내 EVALI 관련 폐손상 사례는 2807건, 사망은 68건이다. 

법제도 개선 방향도 논의됐다. 박세훈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담배 정의에 연초 잎뿐만 아니라 줄기, 뿌리 등을 이용하거나 모든 니코틴으로 만든 담배도 포함시켜 모든 형태와 원료의 전자담배를 동일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 연구위원은 “담배회사가 유해성분 종류와 함유량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전자담배 위해성에 대한 담배회사 연구 결과, 보건의료계 연구 결과가 서로 상충해 국민 혼란만 가중된다”며 “담배회사가 정부에 담배 성분 및 배출물 정보 제출을 의무화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지난 7월 국내 최초로 간접흡연 실외 노출평가를 실시해 그 결과를 공개했다. 액상형 전자담배의 초미세먼지 배출 농도는 1개비(액상 0.2g)당 17만2845㎍였다. 이는 궐련 담배(1만4415㎍)의 12배에 달했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1개비당 3100㎍로 궐련 담배보다 낮았다. 세 종류 담배 모두에서 자동차 매연 같은 그을음의 일종인 ‘블랙 카본’도 검출됐다. 해당 연구 결과에 대해 전자담배협회 총연합회에서는 실험 방식을 문제 삼으며 반발했다.

복지부는 지난 2019년에도 전자담배가 중증폐질환을 유발한다며 ‘사용중지 강력 권고’를 내린 바 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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