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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진·재진 논란 끝…‘질환’ 관계없이 비대면진료 받는다2023-12-01 14:33:00

서울 도봉구 한 의원에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진료 과정이 취재진에 시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초진이냐 재진이냐, 논란이 끝났다. 보건복지부가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을 수술대에 올리면서다. 앞으로는 6개월 이내 같은 의료기관에서 대면진료 경험이 있는 환자라면 질환에 관계  없이 누구나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대면진료의 보조적 수단으로써 비대면진료를 허용한다는 원칙 아래, 국민의 의료접근성 강화와 의료진의 판단을 존중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보완방안은 오는 15일부터 시행된다. 의료현장에서 혼선이 없도록 기존 시범사업 내용 대비 변경된 사항에 대해 집중적으로 안내할 계획이다.

초재진·질환 관계없이 비대면진료 받는다

우선 쟁점이었던 시범사업 중 재진 기준 모호성을 해소했다. 그간 의료기관에서 비대면진료를 받는 경우 △만성질환자는 1년 이내, 그 외 질환자는 30일 이내 △동일 의료기관에서 △동일 질환에 대해 대면진료를 받은 경험이 있어야 한다. 또한 △만성질환도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관리료 산정이 가능한 11개 질환에만 국한돼 있다. 

이를 두고 현장에선 비대면진료 실시 의사가 환자의 증상이 동일 질환 때문인지 진료 전에 판단하기 곤란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또 만성질환자는 1년 이내라는 기준은 너무 길고, 그 외 질환자는 30일 이내라는 기준이 너무 짧아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있었다. 

복지부는 △6개월 이내 대면진료 경험이 있는 환자에 대해서는 △다니던 동일 의료기관의 △의사가 안전하다고 판단한 경우에는 △질환에 관계없이 비대면진료가 가능하도록 기준을 조정하기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사전설명회를 통해 “기존 초진, 재진이라는 표현을 아예 삭제했다. 동일 질환이어야 한다는 기준을 개선하며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대면진료 경험이 있으면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고, 의료취약지·취약시간대에는 경우에 따라 경험이 없어도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휴일·야간에도 18세 미만 비대면진료 ‘처방’ 가능

연휴 기간, 공휴일, 야간 등 취약시간대에는 대부분 의원급 의료기관이 문을 닫아 진료를 받기 어렵다는 점도 손봤다. 

그간 휴일·야간 비대면진료는 현재 재진 기준에 해당되거나 초진 대상에 해당되는 경우만 이용할 수 있어 개선 요구가 높았다. 특히 18세 미만 소아의 경우 대면진료 기록이 없더라도 비대면진료를 통한 의학적 상담만 가능하고 처방전 발급은 불가능했다.

이번 대책을 통해 취약시간대 비대면진료 예외적 허용 기준이 현행 18세 미만 소아에서 전체로 확대된다. 또한 18세 미만 소아도 의료취약시간대에 의사가 비대면진료 후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처방이 가능해진다. 

사후피임약, 비대면진료 처방 불가

앞으로 사후피임약은 비대면진료를 통해 처방하지 못하도록 제한된다. 사후피임약은 고용량의 호르몬을 포함하고 있어 부작용이 크고, 불가피한 경우에만 정확한 용법을 지켜 복용해야 할 필요가 있음에도 시범사업 기간 동안 남성이 처방받는 등 부적절한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다만 사후피임약과 함께 오남용 우려가 제기돼 왔던 탈모, 여드름, 다이어트 관련 의약품은 비대면진료로 처방이 가능하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후피임약은 고용량 호르몬 제제기 때문에 해외에선 복약지도를 대면으로 하길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환자의 안전을 위해선 대면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봤다”면서 “탈모약, 여드름약, 다이어트 관련 의약품에 대해선 안전성 강화 차원에서 해외사례 등을 참고해 처방 지침을 유지할지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사가 대면진료 요구해도, ‘진료거부’ 아냐

의료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대면진료 요구권’을 명시하기도 했다. 비대면진료 시 의사가 의학적 판단으로 비대면진료가 부적합한 환자를 진료하지 않아도 의료법상 진료 거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침에 담았다. 

의사와 환자 간 갈등을 해소시키기 위한 조치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진이 대면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진료거부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꾸준히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선 갈등 소지가 많았다”며 “이번 대책으로 진료 거부에 대한 갈등 관리에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의료취약지 대상지역 범위도 넓히기로 했다. 의료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이 여전히 많다는 여론을 수용한 것이다. 의료취약지를 뜻하는 ‘보험료 경감 고시상 섬·벽지’ 지역에 응급의료 취약지(98개 시·군·구)를 추가하기로 했다. 

또한 처방전 위·변조를 방지하기 위해 앱 이용 시 원본 처방전 다운로드는 금지된다. 처방전은 의료기관에서 약국으로 직접 전송토록 지침을 명확히 하고, 향후 근본적인 처방정보 전달방식 개선방향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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