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아이스쇼’라 부르지마”… 매니지먼트社끼리 힘겨루기?

“‘김연아 아이스쇼’라 부르지마”… 매니지먼트社끼리 힘겨루기?

기사승인 2010-09-29 16:13:00

[쿠키 스포츠] 김연아(20·고려대)의 매니지먼트사 올댓스포츠와 3년전 김연아 등을 초청, 아이스쇼 ‘현대카드 슈퍼매치V - 슈퍼스타 온 아이스(이하 슈퍼매치V)’를 열기로 했다 무산됐던 주관사 세마스포츠가 갈등을 보일 조짐이다.

아이스쇼가 열릴 예정이었던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불이 나는 바람에 쇼 자체가 무산됐는데 명칭을 ‘김연아 아이스쇼’로 지칭하는 것과 관련해 올댓스포츠 측이 세마스포츠 측의 도의적 책임을 거론했고, 이에 세마스포츠 측도 맞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댓스포츠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3년 전 화재로 취소됐던 슈퍼매치V가 ‘김연아 아이스쇼’로 둔갑한 점에 대해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며 “김연아의 명예훼손 등을 검토해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 “당시 타이틀 스폰서이자 주최사였던 현대카드와 주관사인 세마스포츠는 언론보도에서 김연아가 아이스쇼의 주최자였던 것처럼 인식하게 만들었다”며 “선수 이름을 아이스쇼 명칭에 함부로 사용할 수 없다. ‘김연아 아이스쇼’는 올댓스포츠에서 개최하는 ‘올댓스케이트’ 뿐”이라고 강조했다.

슈퍼매치V는 김연아와 안도 미키(일본), 스테판 랑비에(스위스)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초청해 2007년 9월14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개막시간을 8시간 앞두고 방수공사 중 발생한 화재로 취소됐다.

불은 천장 일부와 조명기구 등을 태웠고 초등학생과 빙상장 직원 등 18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 다행히 선수와 관객의 입장 전이어서 더 이상의 소란은 없었다. 해외 선수들은 15일 자국으로 돌아갔으며 대회를 위해 캐나다 전지훈련 중 일시 귀국했던 김연아만 남아 16일 팬서비스 차원의 시범경기를 선보였다.

올댓스포츠가 보도자료를 배포한 이유는 다음달 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김연아의 첫 해외 아이스쇼 ‘올댓스케이트 LA’를 앞둔 상황에서 슈퍼매치V 화재사건에 대한 법원 판결이 나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장재윤 부장판사)는 세마스포츠가 당시 화재의 결정적 원인을 제공했던 방수공사업체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5억원을 지급하라”며 28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이를 ‘김연아 아이스쇼’라는 명칭으로 보도했고 여기서 세마스포츠 등이 이를 정정하도록 유도하지 않았다는 게 올댓스포츠 측의 주장이다.

올댓스포츠의 구동회 자문은 “당시 아이스쇼(슈퍼매치V)가 ‘김연아 아이스쇼’로 인식된 데 대해 주최·주관사 측이 정정했어야 하는 게 올바른 것”이라고 말했다. 올댓스포츠는 ‘김연아 아이스쇼’로 법원판결 내용이 전달된 데 대해 소송 당사자의 고의성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올댓스포츠의 입장을 접한 세마스포츠 측은 난색을 표했다. 슈퍼매치V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3년 지난 현재까지 보도자료와 법원제출용 서류 등 공식문서에서 단 한 번도 ‘김연아 아이스쇼’라고 기재한 적 없으며 김연아의 팬들을 의식해서라도 이를 고의적으로 방치할 이유도 없다는 게 세마스포츠 측의 주장이다.

세마스포츠 관계자는 29일 전화통화에서 “슈퍼매치V 화재사건 이후 김연아 팬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연아 아이스쇼’라는 명칭을 방치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한 뒤 “올댓스포츠가 세마스포츠 등 명칭을 직접 거론해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없다. 현대카드 측과 대응 여부 등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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