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 경상남도교육청이 조리사, 청소·경비직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통증클리닉 사업'에 의학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도교육청이 무면허 의료행위를 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경남교육청은 올해 6월 물리치료사를 학교에 파견하는 현장 맞춤형 건강관리 사업을 시작했다. 영양사, 조리사, 운전, 청소·경비직 등 업무종사자들의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겠다는 취지다.
대한물리치료사협회와 업무협약을 통해 진행한 이번 사업의 명칭은 '물리치료사와 함께하는 통증클리닉사업'. 물리치료사가 도내 100개교(기관)에 교당 3회, 주 1회 간격으로 방문해 '개별진단과 맞춤형 처방에 따른 이론과 실기를 지도하는 과정으로 편성돼있다'고 도교육청은 홍보했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의학계는 크게 반발했다. 의료기사인 물리치료사가 단독으로 환자를 진단하고 맞춤형 처방에 나서는 것은 명백한 '무면허 의료행위'라는 지적이다.
현행 의료법 27조는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의사의 처방없이 의료행위를 시행하거나 '치료' 등의 문구를 내세우는 것도 불법에 해당한다. 무면허 의료행위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할 수 있다.
통증의학계는 경남교육청의 '통증클리닉 사업'이 부적절하다고 보고있다. 비전문가에 의한 잘못된 진단 및 치료행위가 실제 환자들에게 예기치않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물리치료나 도수치료 명목의 무면허의료행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물리치료사가 진행하는 '통증클리닉' 사업이 환자들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고영권 대한통증학회 법제이사(충남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는 "현행법상 물리치료사는 의료기사로 단독 진단이나 처방을 할 수 없다. 의사의 진단과 감독 하에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며 "경남교육청의 사업 내용처럼 물리치료사가 진단하거나 맞춤형 처방을 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진료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잘못된 진단에 따른 치료나 운동 행위는 오히려 여러가지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디스크가 있는 환자에게 허리운동이나 치료를 권했다가 디스크가 터지거나 신경이 손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통증클리닉이라는 명칭 또한 특정질환을 전문으로 다루는 진료소를 의미하는 것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다. 대한통증학회와 대한마취통증의학회 공동으로 정식 항의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같은 의료계의 우려에 경남교육청은 단순한 교육 사업이라고 일축했다. 내년에도 해당 사업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통증클리닉 사업에서 물리차료사들은 치료 행위를 하는 것은 아니다. 급식소 종사자 등 근골격계질환을 앓는 학교 근로자들이 업무할 때 주의해야할 자세나 예방을 위한 체조 등을 가르키는 강의 형식이다. 어깨나 팔목이 아플 때 어떻게 몸관리를 하는지 알려주는 방식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사업 설계 과정에서)관련법에 저촉되지 않으려고 신경을 썼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당초 예정된 횟수의 절반 정도밖에 진행하지 못한 상황이다. 내년에도 지속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romeok@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