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C소송, 우리가 이겼다’ 패자 없는 대웅·메디톡스 법정공방

‘ITC소송, 우리가 이겼다’ 패자 없는 대웅·메디톡스 법정공방

기사승인 2020-12-18 07:04:01 업데이트 2020-12-31 12:20:59
▲사진=메디톡스의 ‘메디톡신’(좌)과 대웅제약의 ‘나보타’(우). 메디톡신·대웅제약 제공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미국에서 벌인 ‘보톡스 전쟁’이 메디톡스의 승소로 일단락됐다. 두 회사 모두 중대한 타격을 면했지만, 법정공방이 마무리되지 않아 신경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톡신(이하 보톡스) ‘주보’(‘나보타’의 미국상품명)에 대해 21개월간 미국 수입 금지 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 균주와 제조기술을 도용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지만, 균주는 영업비밀이라고 볼 수 없어 ITC의 규제 사항이 아니라고 봤다.

ITC의 판결에 대해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각각 승리를 선언했다. 두 회사 모두 최악의 상황을 면했기 때문이다. 앞서 ITC는 지난 7월 예비판결에서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주고 주보에 대해 10년간 미국 수입 금지 명령을 권고했다. 당시 메디톡스는 최종판결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확신했다. 반면 대웅제약은 예비판결이 뒤집힐 여지가 충분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재판은 메디톡스의 승소로 끝났지만, 대웅제약 역시 미국 시장에서 장기간 퇴출되는 상황을 피했다.

다만 이번 판결이 대웅제약의 매출에 영향 미칠 가능성이 있다. 주보는 지난해 3분기(7~9월)에 미국 내 첫 실적으로 153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주보의 현지 판매를 담당하는 에볼루스는 주보가 미국 보톡스 시장 점유율 3위에 올랐으며, 주문량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1개월간 주보가 벌어들일 매출은 첫 실적을 기준으로 추정해도 약 1071억이다. 

대웅제약은 수출금지가 현실화해도, 큰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주보의 미국 판매가 일시적으로 중지되더라도, 연간 매출에서 해당 제품의 미국 매출 비중은 2% 미만”이라며 “기업경영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웅제약은 최종판결 뒤집기에 나섰다. ITC의 21개월 금지명령에 대해 즉각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어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 항소를 통해 최종적으로 승리하겠다는 것이 대웅제약의 목표다. 미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ITC의 최종판결은 미국 대통령의 승인으로 실행되는데, 지난 2013년 애플과 삼성전자의 특허 침해 소송 최종판결이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번복된 전례가 있다.

메디톡스는 판결이 번복될 가능성이 없다며 맞섰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웅이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에 항소하더라도 방대한 증거들을 통해 유죄로 결정된 혐의가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ITC에서 대웅의 유죄가 확정됐기 때문에 한국 법원과 검찰에서도 동일한 결론에 도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두 회사의 신경전은 국내외에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이 항소를 예고하면서 미국에서의 법정 다툼이 마무리되지 못했다. 국내에서도 민사소송이 3년째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 2017년 메디톡스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대웅제약을 기술 도용 혐의로 고소했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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