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소수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시범적용한 뒤 모니터링을 거쳐 배치기준을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선 간호사들은 정부 계획을 향해 ‘늦장 대응’, ‘땜질 처방’이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10일 이창준 중앙사고수습본부 환자병상관리반장(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지난 9월1일 노정 합의를 통해서 마련한 단기·중장기 대책을 충실히 수행해서 보건의료 노동자들의 업무 부담을 줄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앞서 9월28일 코로나19 병상을 운영하는 의료기관이 준수해야 하는 간호인력의 잠정 배치기준(이하 배치기준)에 대해 합의했다. 간호인력이 부족해 간호사들이 과로에 시달리고, 사직률도 높아지는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서다. 배치기준이 명시한 가동병상(환자) 당 간호사 수는 △중증 병상 1.8명 △준중증 병상 0.9명 △중등증 병상 0.36~0.2명 등이다.
이 반장은 “11월 중에 9개 병원을 대상으로 시범 적용해 배치기준이 타당한지, 코로나19 병상 운영에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 등을 점검하는 모니터링을 건강보험공단과 진행할 예정” 이라며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보건의료 노조단체와 협의해 앞으로 간호인력 배치기준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할 것인지, 언제부터 시행할 것인지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일선 간호사들은 정부가 느긋한 태도로 일관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뒤늦은 시범적용이 정확히 언제 실시되는지도 알 수 없으며, 모든 코로나19 병동에 전면적으로 적용되는 시점도 까마득하다는 것이다.
권은혜 의료연대본부 정책부장은 “10월 시작되는 것으로 알았던 배치기준 시범적용이 아직까지도 시작되지 않았는데, 모든 코로나 병동에 전면적으로 적용되는 시점이 언제가 될지 상상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배치기준이 공개된 9월28일 당시 보건복지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앞으로 10월부터는 새롭게 마련된 기준을 시범적용하면서 의료현장에서 큰 혼란 없이 도입·적용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문구에 대한 의료연대본부와 복지부의 해석이 엇갈렸는데, 의료연대본부 측은 10월부터 시범적용이 시작된다는 의미로 이해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시범적용을 논의한다’는 의도였다.
권 정책부장은 “배치기준 초안이 만들어지기까지 1년11개월이 걸렸고, 그 동안 일선 간호사들은 부족한 인력으로 코로나19 업무를 감당해 왔다”며 “복지부가 ‘논의하겠다’는 말만 수개월째 반복하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발생했던 메르스, 사스 등 감염병 위기 당시부터 배치기준을 요구해 왔는데 아직도 체계가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며 “일선 간호사들은 과로한 상태로 더 버티고, 더 기다리기를 강요받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파업 여파 없을 것… 의사·간호사 대기 인력 충분”
한편, 정부는 의료계 종사자들의 파업과 집회로 인한 진료 차질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 파업이 예정되어 있던 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대구가톨릭병원들이 차례로 파업을 하지 않고 노사 간에 잘 협의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일 의료연대 전체 차원에서 집회를 예고하고 있는 상황인데, 간부 중심의 정책 개선 촉구 집회가 될 것으로 예상돼 진료 차질 우려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연대와 복지부는 그동안에 세 차례 회의를 통해서 의료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고충과 정책 개선사항에 대한 의견수렴을 했다”며 “어제도 논의를 통해서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인 협의를 해나가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대기 간호인력은 안정적으로 확보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 반장은 “코로나19 병상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서 파견인력 시스템에 대기하고 있는 인력은 5079명 정도 되는데, 그중에 의료인력 관련해서 의사는 18명, 간호사는 4387명” 이라고 설명했다.
대기 인력의 숙련도에 대해 이 반장은 “1132명 정도가 중환자를 본 경력이 있거나 (중환자 간호 관련) 교육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며 “중수본에서 작년에 600명을 교육시켜 각 중환자 병실에 배치했다”고 말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