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임차권등기 신청 절반 감소…빌라 역전세는 여전

서울 임차권등기 신청 절반 감소…빌라 역전세는 여전

기사승인 2025-07-28 10:43:52
쿠키뉴스 자료사진.

전세사기 문제가 정점을 지나면서 올해 상반기 서울지역 집합건물에 대한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건수가 지난해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그러나 빌라 시장은 여전히 역전세가 발생하고 있다. 

28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전국 집합건물 임차권등기명령 건수는 총 1만5255건으로 지난해 상반기(2만6207건) 대비 41.4% 감소했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하반기 임차권등기명령 건수 2만1326건 대비 더 큰 폭의 감소다. 이는 역전세난 등으로 보증금을 못 돌려받고 나가는 임차인이 종전보다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별로는 서울은 2957건으로 지난해 동기(7019건) 대비 57.9% 줄었다. 경기도는 4074건으로 전년 동기(6936건) 대비 41.3%, 인천은 5172건에서 1827건으로 62.7% 각각 감소했다.

전국 집합건물 임차권등기명령은 2021년까지만 해도 연간 신청 건수가 7631건이었으나 금리 인상에 따른 전셋값 하락으로 역전세난과 전세사기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2022년에 1만2038건으로 늘어났다. 이후 2023년에는 4만5445건, 지난해는 4만7353건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상반기까지 신청 건수가 1만5000여건으로 확연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전셋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역전세난이 해소되고 월세 전환 수요가 늘어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다만, 전국 연립·다세대(빌라) 시장에서는 3채 중 1채꼴로 역전세가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분석·중개업체 집토스가 2023년 상반기와 올해 상반기의 전국 빌라 실거래 데이터를 비교·분석한 결과, 지하층을 제외하고 동일 주소·면적으로 1건 이상의 전세 거래가 있었던 1만4550개 타입 중 4641개(31.9%)에서 전세 보증금이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집토스가 역전세가 발생한 빌라를 대상으로 지난 2년간의 전세보증금 낙폭을 분석한 결과, 전국 평균은 1억8268만 원에서 1억6518만 원으로 1751만원(-10.3%) 감소했다.

전세사기 우려에 빌라 거래 기피 현상은 계속되는 상황. 전문가는 임대인과 임차인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조성흔 경실련 토지주택위원은 “전세사기 문제에 있어서 임차인은 피해자고 임대인은 가해자라는 분위기가 확산돼 있다”면서 “그러나 양쪽이 상생의 관계로 회복되지 않으면 결코 전세사기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고 밝혔다. 

전세사기를 해결하기 위해 전세보증보험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전세보증보험은 전세 계약 체결 후 임차인이 보증료를 납입하고 가입하는데, 이를 임대인이 사전에 의무 가입하도록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담보인정비율을 낮추는 것도 해결 방안으로 제시했다. 조 위원은 “LTV 비율을 60~70% 수준으로 낮추면 집값 부풀리기를 통한 전세 사기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조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