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대책 약발 길어야 6개월…집값 안정화 핵심 ‘주택 공급’

6·27 대책 약발 길어야 6개월…집값 안정화 핵심 ‘주택 공급’

기사승인 2025-08-06 11:16:29
주택산업연구원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주택학회, 염태영(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세미나를 열었다. 조유정 기자

6‧27 대출 규제 이후 수도권 집값은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공급 대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다시 급등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주택산업연구원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주택학회, 염태영(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는 한국주택학회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염태영(더불어민주당·경기 수원무)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국토교통부, 대한주택건설협회가 후원했다.

이날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현재 주택시장은 전환점에 서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하락, 공급 부족 누적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집값 불안이 다시 고개 들기 전에 단기 처방을 넘어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공급구조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염 의원은 2시간 동안 진행된 토론회에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주택공급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정원주 주택건설협회장은 “최근 들어 서울과 지방의 주택시장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면서 “강남을 중심으로 한 서울지역 상승세는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중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김덕례 주산연 주택연구실장은 세제강화‧대출규제 등 투기억제대책으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고 진단했다. 김 실장은 “노무현·문재인 정부의 경험에 비춰볼 때 이번 조치의 효과는 3∼6개월에 불과할 우려가 있다”며 “강력한 공급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눌려 있던 매매 수요가 저금리와 경기 활성화 분위기를 타고 다시 살아나면서 4분기 중 집값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 실장은 “공급 효과가 나타났을 때 집값은 장기 안정세를 구현한다”며 “3기 신도시 신속 공급, 민영주택 공급 촉진을 위한 규제 혁파, 도시 정비 활성화 등 빠르고 강력한 공급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업계 전문가들도 연내 집값은 보합세를 보일 것이나 내년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산연이 한국주택학회 이사 69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집값 전망에 대해 36%가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 응답했다. 하락 전망은 23%, 상승 전망은 17%로 조사됐다.

다만, 내년 집값에 대해서는 54%가 상승할 것이라 전망했다. 상승 전망으로는 ‘공급 부족’이 43%로 가장 많았고 ‘금리 하락’과 ‘기대 심리’가 각각 25%를 차지했다. 

현재 주택 시장은 공급 부족 현상이 누적되고 있다. 1995년부터 계속 상승해 오던 주택보급률은 2019년 104.8%를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간 누적된 부족 공급 수는 83만4000호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 실장은 민영주택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기본형 건축비와 표준 건축비 현실화 △브릿지론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 과도한 수수료 적정화 및 자기자본비율 완화 △잔금 대출 규제 완화 △미분양 대책 신속 추진 △도시개발사업에서의 기부채납과 공공 기여 적정화 △다주택자 중과 제도 개선 △상가 임대차법상 계약 갱신 규제 합리화와 보상 규정 신설 △독신 가구용 주택 공급 활성화 등이다. 

이유리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은 “지난 2022년부터 인허가, 착공물량 등을 살펴보면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새 정부도 주택 공급활성화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고 여러 의견들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택시장을 통틀어서 보기보다 공급이 부족한 지역과 적체된 지역들을 살펴 지역별로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며 “각 시장 상황에 맞춰 접근법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조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