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포토라인 선 김건희…신병 확보 속도 낼까

특검 포토라인 선 김건희…신병 확보 속도 낼까

취재진에 “아무것도 아닌 사람, 심려 끼쳐 죄송”
추가 소환 없이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도 제기

기사승인 2025-08-06 18:31:45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이 6일 김 여사를 소환해 첫 대면 조사에 착수했다. 특검이 7월2일 수사를 개시한 지 35일 만으로, 수사 한 달 만에 의혹의 핵심 당사자를 정조준한 것이다. 이번 조사를 계기로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 확보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10시11분께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김 여사는 흰 셔츠에 검은 자켓과 치마, 검은 단화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특검 출석 전 김 여사는 취재진과 만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이렇게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조사 잘 받고 오겠다”고 짧게 입장을 전했다. 역대 대통령 배우자가 수사기관에 공개 출석해 조사를 받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김 여사는 대기실에 머물다 오전 10시23분부터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에 앞서 통상적으로 진행되는 티타임이나 비공식 대면 절차는 없었다. 김 여사 측은 영상 녹화에 동의하지 않아 조사는 녹화 없이 비공개로 진행됐다. 김 여사 측에서는 최지우·유정화·채명성 변호사가 입회했고, 특검 측에선 부장검사급이 투입돼 공방을 벌였다. 

조사는 오전 11시59분까지 1차로 진행된 뒤 점심 식사를 거쳐 오후 1시 재개됐다. 이후 오후 2시14분부터 10분, 2시39분부터 30분간 각각 휴식을 취한 뒤 오후 3시10분부터 다시 조사가 이어졌다. 오전 조사는 주로 인적 사항 확인 등에 그쳤으며, 본격적인 의혹 수사는 오후부터 진행됐다.

특검은 김 여사에게 약 100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했으며, 오후 3시 기준 절반가량이 소화됐다고 밝혔다. 진술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으며, 김 여사 측은 그간 제기해 온 건강상의 의견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의 대면조사는 이날 오후 5시 46분께 종료됐다. 일각에선 9시 이후 심야 조사까지 이뤄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김 여사의 거부로 무산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첫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조사는 시간 순서에 따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천 개입 의혹 △‘건진법사’ 청탁 의혹 △나토 순방 당시 고가 목걸이 의혹 △윤석열 전 대통령의 허위사실 공표 의혹까지 폭넓게 진행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전주’(錢主)로서 주가조작 설계에 가담했는지, 명태균 씨를 통한 정치인 공천 청탁을 받았는지,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게 받은 청탁을 누구에게 전달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아울러 6000만원 상당의 목걸이 취득 경위와, 2022년 대선 당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관련한 윤 전 대통령의 허위 발언 의혹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특검은 이번 1차 조사 이후 추가 소환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특검이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해 수사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혐의의 중대성과 사회적 파장, 여론 등을 고려할 때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는 분위다. 김 여사가 실제로 구속될 경우 전·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나 기소 여부는 핵심 혐의에 대한 소명 수준에 달렸다”며 “특검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려면 혐의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우려 등 법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여사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친 특검은 조만간 추가 소환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날 조사에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 핵심 5가지 사안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은 총 16건에 달해 나머지 11건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검은 이미 이종호 전 도이치모터스 대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등 핵심 인물들로부터 관련 진술을 확보한 만큼, 빠른 시일 내 추가 조사가 이뤄질 방침이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