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1년 지난 근황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1년 지난 근황은?

기사승인 2021-03-10 06:00:07 업데이트 2021-03-10 09:14:41
그래픽=이정주 디자이너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국내에 처음으로 확산한 지난해 2월, 수많은 국내 제약사가 치료제 후보물질 개발에 도전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치료제 완성 단계에 도달한 국내 기업은 드물다. 

9일 기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허가받은 기업은 14곳이다. 식약처의 허가를 받고 국내 임상현장에서 활용되는 치료제는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와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뿐이다. 식약처는 지난달 5일 3상 임상시험 결과 제출을 전제로 렉키로나주를 조건부 품목허가했다. 렘데시비르는 이보다 앞선 지난해 7월24일 허가를 받았다. 

렉키로나주는 개발 시작부터 허가까지 단 1년이 소요됐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2월 메르스(MERS) 치료제로 개발했던 신약 후보물질 ‘CT-P38’을 코로나19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는지 연구에 나섰다. 이어 같은 달 28일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의 국책 과제 '2019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용 단클론 항체 비임상 후보물질 발굴' 공고에 지원, ‘CT-P59’를 발굴하고 본격적인 항체치료제 개발에 착수했다.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받아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 중인 치료제도 있다. GC녹십자가 개발한 혈장치료제 ‘GC5131A’는 지난해 10월 이후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치료목적 사용 승인’을 총 40건 획득했다. 치료목적 사용승인은 아직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의약품을 식약처 승인 하에 위급하거나, 치료 수단이 없는 환자에게 사용하는 제도다. 회사는 올해 1분기 중으로 식약처에 GC5131A의 조건부 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GC녹십자는 지난해 5월 질병관리본부의 국책 과제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용역과제’의 우선순위 협상 대상자로 선정, 항체치료제 개발을 본격화했다. 이후 지난해 8월 임상 2상을 승인받고, 9월 시험을 개시했다. 3개월 뒤인 12월31일 환자 등록과 투약을 마쳐 2상을 마무리했다.

약물재창출에 도전했던 제약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약물재창출은 이미 출시된 치료제나, 다른 질병을 적응증으로 개발 중인 물질의 용도를 바꿔 새로운 질병의 치료제로 활용할 가능성을 모색하는 신약 개발 전략이다.

종근당은 8일 식약처에 ‘나파벨탄주’의 조건부 허가를 신청해 심사를 받고 있다. 이와 동시에 중증 코로나19 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3상 계획서(IND)도 제출했다. 허가 여부는 다음달 중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나파벨탄주 약물재창출이 가속화한 것은 지난해 6월이다. 당시 종근당은 한국파스퇴르연구소, 한국원자력의학원과 협약식을 맺고 나파벨탄주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 2상에 착수하고 공동연구를 시작했다. 나파벨탄주는 2015년 췌장질환 치료제로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다.

반면 일양약품은 4일 ‘슈펙트’(성분명 라도티닙)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3상 임상시험에 실패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임상시험은 러시아 기업 알팜이 해외에서 진행했는데, 표준 권장 치료보다 우수한 효능을 입증하지 못했다. 알팜은 러시아 현지의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한 라도티닙의 마케팅 승인 신청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슈펙트의 코로나19 치료제로서 가능성이 언급된 것은 지난해 3월이다. 일양약품은 시험관 시험에서 슈펙트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적용한 결과, 투여 48시간 후 바이러스가 대조군 대비 70%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에 활용된 에이즈 바이러스(HIV) 치료제인 ‘칼레트라’와 독감 치료제인 ‘아비간’보다 효능이 훨씬 높은 수치라고 설명해 기대를 모았다.

아직 임상시험 승인 전 단계에 머문 사례도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코로나19 흡입치료제로 개발 중인 ‘UI030’에 대한 2상 IND 수정본을 빠르면 이달 말 식약처에 제출할 전망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지난해 9월 UI030에 대한 2상 IND를 제출했지만, 2개월 뒤인 11월 피험자 모집에 차질을 겪고 피험자 수를 축소한 IND를 수정해 제출했다. 

이후 식약처가 동물 대상 효력시험 자료를 요청하자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지난 2월 시험에 착수했다. 한국유나이티드 관계자는 “동물 대상 효력시험이 막바지 단계에 있으며, 곧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당초 계획은 3월 말까지 2상 IND를 다시 제출하는 것이었지만, 정확한 시점은 확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교적 늦게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기업도 속속 등장했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12월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CWP291’의 코로나19 감염 동물모델 연구결과에 대해 소유 및 사용 권리를 확보하고,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고 전했다. 회사 관계자는 “약물재창출이 아니라 신약을 개발하는 만큼, 진행이 단순하지 않다”며 “동물시험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2상 시험을 위해 준비 중인 상태”라고 말했다. 

뒤이어 지난 2월에는 휴온스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휴온스는 ‘제피러스’의 시험관 시험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제피러스는 휴온스가 국내 독점 라이선스와 허가권을 보유한 벨기에 SMB의 흡입형 천식치료제다. 휴온스 관계자는 “현재 동물효력시험 준비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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