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빅데이터 기반 ‘과학 방역’ 시동

정부, 빅데이터 기반 ‘과학 방역’ 시동

기사승인 2022-06-02 17:06:08 업데이트 2022-06-02 17:06:12
지난달 26일 질병관리청 긴급상황센터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정부가 감염병 대응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본격 활용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부터 ‘과학적 방역’을 강조했던 만큼, 지난 2년여 동안 축적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근거로 향후 방역정책을 설계한다는 방침이다.

2일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빅데이터 기반 민·관 공동연구로 추진할 과제를 발표했다. 공동연구는 정부와 민간 연구자들이 함께 코로나19 감염 후유증, 예후, 기저질환과의 관계를 밝힐 목적으로 추진된다. 감염병이 사회 취약계층과 건강보험 등에 미친 영향도 분석한다.

연구를 주도하는 정부 기관은 질병관리청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다. 이들 기관은 확진자, 역학조사, 의료기관 이용 등 코로나19와 관련된 정보를 축적하고 있다. 정부는 앞서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2일까지 공모를 진행하고 연구에 참여할 민간 연구자들로부터 연구계획서를 접수했다.

공모 결과 5개 과제에서 총 12건의 연구가 선정됐다. 감염인 위중증 발생과 기저질환의 관계(3건), 확진자 중증도에 따른 장단기 질환 예후 및 위험도 평가(1건), 코로나19 감염 후유증 연구(1건), 취약계층 특성 파악(6건), 코로나19가 건강보험에 미친 영향(1건) 등이다. 선정된 연구자나 기관은 알려지지 않았다. 질병관리청은 “과제에 선정된 연구자와 연구기관은 개별 통지하고, 공개하지 않기로 사전 협의됐다”고 밝혔다.

감염인 위중증 발생과 기저질환의 관계 과제에서는 확진자의 위중증화와 기저질환의 관계가 분석된다. 질병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고형장기이식 환자의 위중증화에 대한 연구도 진행된다. 암 환자의 경우,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에 따라 감염 위험 및 중증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평가한다.

확진자가 회복 후 겪을 수 있는 건강상 문제도 알아볼 예정이다. 확진자 중증도에 따른 장단기 질환 예후 및 위험도 평가 과제에서는 코로나19 회복 환자들을 대상으로 호흡기, 심뇌혈관, 신장질환 예후와 양상을 관찰할 계획이다. 코로나19 감염 후유증 연구 과제의 일환으로 델타,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의 후유증도 분석한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한 건강 피해가 컸던 취약계층에 대한 연구도 진행된다. 고령층, 임신부, 신생아 및 태아 등의 특성과 코로나19의 영향을 파악할 예정이다. 특히, 코로나19 백신이 임신부와 태아에게 미친 영향과 효용성이 분석된다. 그간 임신부의 백신 접종률은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로 저조했다. 

사회경제적 영향도 탐구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소외계층의 피해, 의료이용 감소 현상 등이 연구된다. 아울러 코로나19가 향후 건강보험 재정상태에 가할 영향도 추계한다. 그동안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진자 치료 등은 모두 본인 부담금 없이 실시됐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실업이 증가해 건강보험 수입이 줄었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선정된 연구자는 ‘코로나19 빅데이터’를 활용해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질병관리청과 건강보험공단이 각각 확보 중인 코로나19 전주기 자료와 전국민 건강정보를 결합해 마련된 빅데이터다. 양 기관은 연구자를 대상으로 데이터 분석을 지원하고 가이드도 제공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질병관리청은 방역 현장에서 모인 정보를 제공한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수집된 코로나19 확진정보, 역학조사정보, 백신접종정보 등이다. 건강보험공단은 의료기관에서 모인 정보를 제공한다. 진료 내역과 의약품 처방 기록 등이다. 이들 정보는 공모에 선정되지 못한 연구자들도 접근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과제 미선정 연구자는 건강보험공단에 연구DB 신청절차를 통해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오는 12월 발표회를 통해 공개될 전망이다. 이는 방역정책 수립 근거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상원 질병관리청 위기대응분석관은 “코로나19 빅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민·관 협력 분야를 개척하고, 감염병 연구역량 강화와 근거 기반의 방역정책 수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질병청은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감염병 관련 데이터의 개방을 더욱더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순애 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전략본부장은 “질병청과 함께 추진하는 이번 공동연구는 과학방역의 근거 생산 등 공중보건 위기 대응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라며 “건보공단은 디지털‧바이오 융합연구 등에도 건강보험 빅데이터가 활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과학적 방역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6일 질병관리청 긴급상황센터를 시찰하고, 방역 관련 빅데이터 분석·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질병관리청에 슈퍼컴퓨터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올해 하반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슈퍼컴퓨터를 구매할 예정이다. 질병관리청에 모인 코로나19 관련 빅데이터는 다른 정부 기관 및 민간과 공유해 공동연구와 정책제안을 활성화한다는 목표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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