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전 부사장 징역 2년… ‘가습기살균제’ 은폐 혐의

SK케미칼 전 부사장 징역 2년… ‘가습기살균제’ 은폐 혐의

기사승인 2022-08-30 18:21:13 업데이트 2022-08-30 18:22:55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가 30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1심선고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박선혜 기자

박철 전 SK케미칼 부사장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주진암 부장판사는 증거인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전 부사장과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된 SK케미칼·SK이노베이션 법인 등의 1심 선고기일을 열었다. 

선고 결과, 박 전 부사장은 징역 2년, 양정일 전 부사장은 징역 1년6개월을 받았다.이 외 임직원 3명에게는 징역 10개월~10년을 선고했다. SK케미칼, SK이노베이션에는 무죄 판결을 내렸다. 법정 구속이나 집행 유예는 없었다. 

재판부는 박 전 부사장 등이 검찰 수사 진행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유해성 실험 보고서를 폐기하도록 지시한 점을 ‘유죄’라고 판단했다. 반면 SK케미칼 측과 SK이노베이션 측이 가습기살균제 유해성 연구보고서를 정당한 사유 없이 제출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증거가 없다며 가습기 특별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결론지었다.

판결 결과에 대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불만을 표출했다.

가습기살균제참사 사망자 유가족 과 생존피해자 연합 12개 피해자단체 관계자는 “무려 7700명이 훨씬 넘는 환자가 피해를 입고, 1000명이 넘은 사람이 죽은 일인데, 겨우 징역 2년 이하 선고는 말이 안 된다. 독성물질에 대해 유해성을 알고 있음에도 이를 감추려했다는 것이 인정된 이상 살인죄로 처벌해야 마땅하다”고 토로했다.

가습기살균제참사 사망자 유가족 과 생존피해자 연합 12개 피해자단체가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박선혜 기자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도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가습기살균제 사건 11주년에도 사법정의는 실현되지 않고 있다. 많은 피해자들이 재판결과에 좌절하고 고통 받고 있다”며 “살아서도 제대로 숨을 못 쉬는 피해자들은 3년 넘게 가해자들이 마땅한 죄 값을 치르길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번 재판 역시 피해자들을 죽으라고 등 떠미는 결과였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2013년부터 가습기살균제 TF를 꾸려 관련 자료들을 없애거나 숨긴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지난 4월 박 전 부사장에게 징역 5년을, 함께 기소된 SK케미칼과 SK이노베이션 법인은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각각 벌금 1000만원을 구형한 바 있다. 해당 사건은 2019년 4월1일 첫 정식 기소됐다.

이와 별개로 가습기 살균제 사태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직 임원들은 지난해 1월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고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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