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면 20년 뒤에도 노인 10명 중 3명은 ‘빈곤’

이대로면 20년 뒤에도 노인 10명 중 3명은 ‘빈곤’

커지는 국민연금 개혁 필요성… 보험료율·소득대체율 조정 두고 의견 분분

기사승인 2022-11-10 16:20:46 업데이트 2023-01-27 22:08:31
국민연금공단.   쿠키뉴스 자료사진

보험료율 9%, 소득대체율 40%. 현재 국민연금의 기본 틀이다. 저출생, 고령화로 연금 기금 고갈에 대한 우려가 높다. 급기야 지난 1월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현재 국민연금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면 “2055년 수급 자격이 생기는 1990년생부터 국민연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노후생활을 위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기초연금과의 관계를 고려해 소득대체율을 현행대로 유지하거나 축소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서로 대립하는 상황이다.

10일 오후 2시 국민연금연구원은 국민연금공단 서울남부지역본부에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현황과 쟁점이라는 주제로 국민연금 전문가 포럼을 열었다. 국민연금연구원 정인영 부연구위원이 발제하고, 김태일 고려대학교 교수,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등 전문가들의 토론이 진행됐다.

앞서 지난 2018년 진행된 4차 재정계산에서는 국민연금이 현행 틀을 유지할 경우 연금 기금이 오는 2057년 바닥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2013년 내놓은 3차 재정추계에서 국민연금이 2044년 적자 전환해 2060년 바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 것보다 3년 앞당겨진 것이다.

정부도 고민이 깊다. 정부는 국민연금 재정 상황을 점검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수립하기 위해 5년마다 재정계산을 한다. 인구, 경제, 제도 변수 등을 검토해 국민연금 장기적인 재정수지를 계산하면, 이를 바탕으로 연금보험료 조정 및 기금 운용계획이 포함된 운영 계획 수립하게 된다. 이번 5차 재정계산은 내년 3월까지 마무리해야 한다. 그리고 10월까지 국민연금종합운영계획을 국회에 제출한다. 복지부는 지난 8월에는 재정추계전문위원회를, 지난달에는 기금운용발전전문위원회를 꾸리고 재정추계에 착수했다.

윤석열 정부가 밝힌 개혁방안은 모수개혁과 구조개혁 ‘투트랙 전략’이다. 모수개혁은 연금 구조 틀은 그대로 둔 채 지급률과 기여율 등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연금 구조개혁은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주택연금 등 다양한 연금제도 역할을 재조정하는 방식이다. 연금개혁은 국민 여론에 부딪혀 번번이 좌절됐다.

국민연금 개혁은 지난 2007년을 마지막으로 멈춰있다. 1차 연금개혁(1997년)에서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이 70%에서 60%로 인하됐다. 2차 연금개혁(2007년)에서는 소득대체율을 오는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40%로 낮추는 개혁을 단행했다. 문재인 정부는 보험료율을 12~13%까지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가 국민 여론을 의식해 추진을 접었다. 국정감사에서도 “문재인 정부는 5년간 손가락 하나 안 대고 연금개혁을 방치했다”는 질타가 나오기도 했다. 
서울 한 대학병원.   쿠키뉴스 자료사진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앞서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으로 국민연금 재정 안정성에 초점을 둔 개혁을 시행하되 기초연금 받는 대상을 축소하면서 저소득층에게 추가적 급여를 주자는 안(정해식 연구위원) △기초연금을 강화하고 국민연금은 소득대체율을 낮추고 소득비례 방식으로 전환하자는 안(이용하 초빙연구위원) 2가지 안을 제시했다. 

이날 국민연금연구원 정인영 부연구위원은 “소득대체율 40% 유지, 노인 70%에 기초연금 30만원 지급, 중위소득 30% 이하에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생계급여를 지급하는 현 제도를 유지한다면 2045년이 돼도 30% 노인빈곤율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정 부연구위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한국은 노인빈곤율 매우 높은 국가에 속한다. 한국 노인 빈곤율이 높은 원인은 국민연금 미성숙에서 찾아볼 수 있다”며 “노인빈곤율을 낮추기 위해 기초연금 강화와 자산을 현금화하기 위한 실물자산의 역모기지 전환을 활성화하는 정책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득대체율 조정 방안은 크게 3가지가 있다. 먼저 소득대체율 인상을 위해서는 보험료율 인상이 동반돼야 한다. 캐나다 국민연금(CPP)의 경우 보험료율 인상(9.9%→11.9%)과 소득대체율 인상(25%→33.3%)을 동시에 추진한 개혁 사례가 있다. 정 부연구위원은 이 경우 상당한 수준의 보험료율 인상이 필요하고, 근로자는 물론 사용자와 자영업자 수용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소득대체율 유지다. 2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40%로 유지하고 보험료율을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향이다. 현 인구구조 상태에서 국민연금이 지속 가능하지 않으니 보험료율을 상향시켜 기금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안이다. 두번째는 기초연금제도 개선이다. 저소득 노인 노후 소득보장에 초점을 맞춰 현행 기초연금(노인 70%) 대상을 축소하고 급여 수준을 보다 상향해 노인 대상 범주적 공공부조로 전환하는 방향이다.

세 번째는 소득대체율 인하다. 기초연금을 연령 요건, 거주 요건을 충족하면 받을 수 있는 보편적 수당 방식으로 전환(현행 70%→약 100%)하는 방식이다. 정 부연구위원은 “다만 이 경우 현행 국민연금 기초연금 재구조화가 불가피해 사회적 합의가 요구된다”고 봤다.

권문일 국민연금연구원 원장은 “소득대체율 수준은 연금개혁의 방향성을 설정하기 위해 반드시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이 본격화한 가운데 앞으로도 전문가들이 토론하고 이견을 조율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