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대중교통도 ‘노 마스크’… “진작 했어야” vs “지옥철 걱정”

곧 대중교통도 ‘노 마스크’… “진작 했어야” vs “지옥철 걱정”

정부, 15일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의무 해제시점 발표
병원·약국·감염취약시설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는 유지될 듯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유행에 큰 영향 미치지 않을 것”

기사승인 2023-03-14 06:05:05 업데이트 2023-03-15 12:19:07
서울 종로구 종각역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이르면 오는 20일부터 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를 벗게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이 대중교통 내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2020년 10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지 약 2년 반 만이다. 

이를 두고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낸 시민들도 있는 반면, 밀집도가 높은 대중교통 특성상 감염 확산 우려를 제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1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5일 중대본 회의에서 버스·택시 등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시점을 발표한다. 이르면 20일부터 해제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정기석 중대본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13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15일 중대본 회의에서 논의를 거쳐 조만간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고 곧 권고로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중교통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지 않은 의료기관 등 보다) 위험성이 낮다는 이유로 먼저 의무를 해지하고 권고로 돌리는 방안에 대해서 대부분의 자문위 위원들이 찬성한다는 의견을 보였다”며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해제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대중교통에서의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 상당수의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출퇴근 등을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마스크를 꼭 소지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다만 병·의원, 약국, 감염취약시설 등에선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고위험군 보호를 위해서다. 여전히 고령층의 2가 백신 접종률은 저조하고, 요양병원 등 의료기관 내 코로나19 집단 발병 위험성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대중교통 내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 일반 시민들에게 남은 방역조치는 사실상 확진 시 7일 격리 의무 뿐이다.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해제하는 시점에 맞춰 코로나19 법정 감염병 등급를 조정할 방침이다. 현재 2급인 코로나19가 인플루엔자(독감)와 같은 4급이 되면 격리는 의무가 아닌 권고로 조정된다. 

정부의 방역 완화 검토 소식에 일반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에 비해 치명률이 낮아진 만큼 마스크 착용을 자율에 맡겨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있다. 반면 대중교통 내 착용 의무를 해제하면 일반 시민들은 마스크를 소지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착용률이 크게 떨어져 감염 확산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학생 정모(24)씨는 “지금껏 70명이 수강하는 강의실에서도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았다.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의미 있었나 싶다”면서 “진작 의무화를 해제했어야 했는데, 오히려 늦은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근에 유럽여행을 다녀온 직장인 하모씨(29)도 “우리나라만 유독 마스크 벗기를 두려워하는 것 같다”며 “오히려 각자 휴대폰만 들여다보는 대중교통 안에서 감염위험은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 병원 등 감염에 취약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만 착용을 의무화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유모(26)씨는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 이제 마스크를 사지 않아도 돼서 기쁘다. 마스크가 비싸진 않아도 생필품처럼 여겨져서 매달 사는 게 은근히 부담됐다”며 “폐마스크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도 심각하다고 들었는데, 마스크 사용이 줄었으니 다소 해소되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고령의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한모(43)씨는 “괜히 지하철에서 전염돼 어머니께 옮길까봐 걱정”이라며 “지금까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어도 대중교통에선 써야 하니 시민들이 주머니에 마스크라도 넣고 다녔던 것 아닌가. 대중교통에서까지 해제하면 자발적으로 착용하는 사람들도 거의 없어져 다시 코로나19 유행이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모(35)씨는 “출퇴근 ‘지옥철’을 생각하면 의무화를 해제하는 게 맞나 싶다. 출퇴근 시간엔 밀집도가 높아 서로의 숨소리도 다 들린다”며 “한 명이 코로나19에 걸리면, 사실상 그 칸에 있는 사람들에게 모두 전염시키는 것이나 다름없다. 대중교통에서만은 마스크를 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안모(20)씨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어도 확진자가 늘지 않은 건 대중교통에서 써야 했기 때문이라고 본다”며 “대중교통 탈 때 착용해야 하니 귀찮아서 벗지 않았던 건데, 대중교통에서도 해제되면 마스크 쓰는 사람이 없어 확진자가 빠르게 늘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7차 유행을 거치며 형성된 면역 상황을 고려하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가 유행 상황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진 않는다”면서 “다만 고위험군 보호는 여전히 중요한 만큼 증상이 있는 분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마지막 접종이나 감염으로부터 1년 이상 지난 감염취약계층은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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