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승절에 등장한 북한군…북·러 군사협력 가속

러 전승절에 등장한 북한군…북·러 군사협력 가속

기사승인 2026-05-09 19:44:48
타스통신 소셜미디어 캡처
타스통신 소셜미디어 캡처

북한군 부대가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전승절 열병식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이를 두고 북러 관계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군사협력을 중심으로 빠르게 밀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군사 퍼레이드에 북한군 부대가 참여했다. 북한군은 총기를 휴대한 채 정복 차림으로 행진했고, 인공기와 전승절 기념 깃발을 앞세워 붉은광장을 통과했다. 관람석에서는 신홍철 주러 북한대사 등 북한 측 인사들이 박수를 보내며 이를 지켜봤다.

북한이 러시아 전승절 행사에 대표단을 파견한 적은 있지만, 군부대가 직접 열병식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 의전 차원을 넘어 북러 군사협력 관계를 대외적으로 과시한 장면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북러 관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북한은 포탄과 미사일 등을 지원한 데 이어 병력까지 직접 파병하며 전쟁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7주년을 맞아 발표한 담화에서 양국 관계가 “명실공히 동맹관계의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특히 북한군의 파병을 두고 “참다운 국제주의 정신의 귀감”이라고 강조하며 군사협력을 공개적으로 강조했다.

양국 협력은 제도화 단계로도 접어드는 모습이다.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장관은 최근 평양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2027~2031년 적용할 5개년 군사협력 계획을 올해 안에 체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2024년 체결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이어 장기 군사협력 틀까지 구축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북러 간 ‘역할 분업형 군사협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은 포탄·병력 등 재래식 전력을 제공하고, 러시아는 정찰위성·핵추진잠수함·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기술 등 첨단 군사기술을 지원하는 구조가 고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향후 북러 연합훈련 가능성도 거론된다. 동해나 북·러 접경 지역에서 공동훈련이 현실화할 경우 지휘체계 공유와 상호운용성이 강화되며 사실상 군사동맹에 가까운 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