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치매 아니었다”…유형별 치료 전략 가능성 주목

“같은 치매 아니었다”…유형별 치료 전략 가능성 주목

기사승인 2026-05-11 11:48:46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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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공동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등 주요 신경퇴행성 질환을 단백질 기반 분자 아형으로 세분화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세인트주드 어린이연구병원(St. Jude Children’s Research Hospital)과 메이요클리닉(Mayo Clinic), 마운트시나이 아이칸의대(Icahn School of Medicine at Mount Sinai) 등 국제 공동연구진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최근 국제학술지 Cell에 게재됐으며, 한빛사에도 소개됐다. 연구에는 한국 연구진도 참여했다.

연구진은 전체 단백질체와 불용성 단백질체, 인산화·유비퀴틴화 등 번역 후 변형 데이터를 통합 분석했다. 이를 통해 질환별 공통 단백질 변화뿐 아니라 질환 내부의 분자적 차이와 질환 간 고유 특성을 함께 분석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이동근 연구원은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치매만 따로 보는 것이 아니라 치매와 파킨슨병 등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 6가지를 함께 분석했다”며 “각 질환이 가지고 있는 단백질과 치매만의 특이 단백질을 각각 분석했고, 질병 내 분자적 규명뿐 아니라 질병 간 고유 특성도 함께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 알츠하이머병에서는 세 가지 분자 아형이 확인됐다. 각각 시냅스 기능 변화, 세포 골격 조절, 혈액-뇌 장벽 관련 경로와 연관된 특징을 보였다. 루이소체 치매에서는 네 가지 아형이 도출됐으며, 미토콘드리아 기능과 지질 대사, 세포 내 수송, 면역·염증 반응과 관련된 차이를 나타냈다.

이번 연구는 신경퇴행성 질환을 보다 세밀한 분자 단위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기존에는 하나의 질환군으로 묶여 동일한 방식으로 치료 접근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실제로는 환자별로 서로 다른 분자 기전이 작동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이 연구원은 “각 신경퇴행성 질환만의 분자적 측면을 찾은 논문이라고 할 수 있다”며 “앞으로는 바이오마커를 이용해 치료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 것이 연구의 핵심 포인트”라고 밝혔다.

질환 간 공통 변화도 확인됐다. 여러 신경퇴행성 질환에서 단백질 GPNMB는 증가했고, NPTX2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신경염증과 시냅스 기능 저하가 신경퇴행성 질환 전반에 걸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병리 축일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연구는 치료법 자체를 제시한 것은 아니다. 대신 기존 치료 실패 원인과 환자별 치료 반응 차이를 분자 수준에서 설명하고, 향후 정밀의료 기반 치료 전략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구진은 후속 연구로 단일세포 기반 단백질체 분석도 계획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뇌 조직 전체를 분쇄해 단백질체를 분석했기 때문에 세포 간 차이를 세밀하게 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앞으로는 단일세포 중심 프로테옴 분석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바이오마커 검증 단계까지 이어진다면 제약회사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며 “난치성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 전략의 새로운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com
이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