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용 화장품 시장도 양분화…창고형 약국이 바꾼 판도

약국용 화장품 시장도 양분화…창고형 약국이 바꾼 판도

소규모 약국 발길 줄어
“가격 경쟁 대신 상담 경쟁 노려야”

기사승인 2026-06-18 06:00:05
약국에 진열된 약국용 화장품과 연고들. 이찬종 기자
약국에 진열된 약국용 화장품과 연고들. 이찬종 기자
저렴한 가격과 일반 화장품보다 강한 피부 회복 효과를 앞세운 약국 화장품 시장이 최근 양분화되고 있다. 대규모 할인 행사를 내세운 창고형·마트형 약국이 시장을 주도하는 반면, 동네 소규모 약국들은 소비자 발길이 줄어들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약국용 화장품은 약 2년 전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이른바 ‘가성비 약국템‘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미백 연고나 여드름·흉터 연고가 일반 화장품보다 저렴하면서도 효과가 좋다는 후기가 확산되면서다. 특히 기존 화장품에 약국에서 판매하는 상처용 연고나 분말형 치료제를 조합하는 이른바 ’약국템 사용법‘이 널리 퍼진 점도 약국용 화장품이 소비자들의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X(구 트위터)에 올라온 약국 꿀템 목록. X 캡쳐
X(구 트위터)에 올라온 약국 꿀템 목록. X 캡쳐
이제는 SNS에서 ‘약국 꿀템’을 검색하면 증상별 추천 제품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시장이 커졌다.

외국 소비자들의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약국 꿀템’을 찾는 외국인도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서울 종로와 강남 지역 약국에서는 외국어로 작성한 안내문을 부착하며 손님 유치에 나서기도 했다.

이처럼 약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정작 약국 시장은 양분화되는 모양새다. 과거에는 지역 피부과 인근 약국들이 약국 화장품 구매 명소로 꼽혔지만, 최근 등장한 창고형·마트형 약국이 시장 구도를 바꾸고 있다.
서울시내 한 창고형 약국의 계산대. 이찬종 기자
서울시내 한 창고형 약국의 계산대. 이찬종 기자
서울 강남지역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약사 A씨는 “피부과 인근 약국이어서 약국 화장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방문이 잦았다”며 “최근에는 동네 약국을 찾아 약국용 화장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줄었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과거에는 약사와 상담한 뒤 약국용 화장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요즘에는 SNS를 통해 원하는 제품명을 미리 확인하고 방문한다”며 “같은 제품을 창고형 약국에서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소비자들이 지역 대형 약국으로 몰린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약국 화장품 시장 양분화가 심화된 배경에는 PDRN 성분을 내세운 화장품의 대중화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에는 일부 인기 제품의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유지됐지만, 최근에는 같은 계열의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약국 간 가격 경쟁이 격화됐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약사 B씨는 “과거에는 일부 PDRN 제품의 물량이 부족해 가격이 유지됐지만, 지금은 비슷한 제품이 많이 출시돼 약국마다 재고가 넘치는 상황”이라며 “결국 가격 경쟁이 심해지면서 소비자들이 더 저렴한 대형 약국으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대형약국으로 약국용 화장품 소비자 쏠림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지만, 소규모 약국들이 상담을 중심으로 단골 소비자 확보에 나선다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약국템은 여러 제품을 조합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제품별 특징과 효능, 부작용 가능성을 설명할 수 있는 약사의 상담이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약사 A씨는 “약국템으로 불리는 약국용 화장품의 특징은 단일 연고 제품도 많이 쓰지만, 여러 화장품과 조합해서 사용한다는 점”이라며 “화장품의 제형과 성분에 따라 약국 제품을 조합했을 때 효과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이를 소비자에게 어떻게 설명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약국용 화장품이 처음에 주목받던 이유는 기존 제품과 시너지 효과를 내거나 여러 조합으로 피부과 시술을 받은 것 같다는 후기 때문이었다”며 “이를 고려해 약사의 전문성을 앞세워 단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s.com
이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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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