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초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에 크게 떨어졌던 증권업종 주가가 올해 연중 최고치 수준으로 상승했다. 견고한 펀더멘털과 조기 대선의 수혜업종으로 부각된 영향이다. 금융당국의 기업금융 제도 개선으로 신규사업에 대한 기대도 높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증권사들로 구성된 KRX 증권 지수는 전날 종가 기준 830.14로 마감하면서 연중 최고점을 기록했다. 지난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후폭풍에 최저점인 702.22로 급락한 이후 18.21% 치솟았다.
개별 종목도 일제히 상승세를 시현했다.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9일 8500원에 마감한 뒤 전날 1만420원으로 22.58% 급증했다. 삼성증권,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도 각각 15.69%, 20.48%, 17.86%, 17.37% 오른 4만8650원, 7만8800원, 1만4380원, 12만9000원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상승세는 견고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기반한 호실적이 기대되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키움증권은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국내 대표 증권사의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을 직전 분기 대비 77% 증가한 1조104원으로 전망했다.
향후 흐름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개인투자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대선 주자들의 투자자 우대 공약이 발표되면서 수혜업종으로 분류된 영향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된 이재명 전 대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 코스피 5000시대를 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 △상법 개정안 재추진 △불공정거래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기업지배구조 투명성 제고 △집중투표제 활성화 △‘쪼개기 상장’ 시 신주 일반주주 우선 배정 △자사주 소각 제도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로드맵 마련 등이다. 기존 단기 부양책과 달리 기업 내재가치를 끌어올리고, 규칙이 정상적으로 지켜지는 시장 구조를 형성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또한 금융당국이 증권업에 대한 규제 완화 및 기업금융 제도개선을 내세운 점도 사업 확장 측면에서 호재다. 금융위원회는 이달초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방안’을 통해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 신규 사업자 지정을 예고했다.
증권업은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영위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이 달라진다. 발행어음 인가를 위해서는 별도 자기자본 기준 4조원을 충족해야 한다. IMA의 경우는 8조원을 갖춰야 한다. 증권사가 발행어음과 IMA 사업에 진출할 경우 자금 조달원을 ELS와 RP 등에 국한하지 않고 자체신용을 바탕으로 하는 실적 배당형 IMA 상품과 발행어음을 통해 자기자본의 300%(200%+100%, 발행어음 200%) 한도로 조달할 수 있다.
장영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신규사업 진출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 가능하다”면서 “지난해 주주환원에 소극적이라는 이유로 소외됐던 자본 유보를 통한 성장 전략이 올해는 신규사업 진출에 도전하는 기회가 생기면서 관련 전략 재평가 및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올해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는 국면으로 증권업황은 전년에 이어 개선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증권업 주가 흐름의 주된 영향은 실적과 ROE다. 발행어음과 IMA 사업 진출 등을 통해 레버리지를 높임으로써 ROE를 개선하는 방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