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이슈추적] 연명의료결정 어떻게 이뤄지나?

[K-이슈추적] 연명의료결정 어떻게 이뤄지나?

기사승인 2015-12-18 10:45:55
"[편집자 주] 쿠키뉴스는 국민 건강증진과 올바른 건강생활 정보제공을 위해 ‘K 이슈추적’ 기획연재를 마련했습니다. 쿠키뉴스(K) 기자들이 생생한 보건의료 현장의 목소리를 담는 ‘K 이슈추적’은 보건의료정책 평가와 대안 마련, 쉽고 재미있는 건강정보 제공, 먹거리 안전모색, 보건의료산업 발전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룰 예정입니다.

[기사 연재 순서]
①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 관자의 연명의료결정 법안 무엇이 담겼나
② 연명의료결정은 어떻게?
③ 여전히 남는 연명의료결정 논란

[쿠키뉴스=송병기 기자] 국내에서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 대한 연명의료결정이 가능하도록 한 법률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결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의견이 많다. 물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통과라는 과정은 남아있다.

◇연명의료결정에 대한 사회적 논란은?

법안의 핵심 내용 중 그동안 사회적 논란이 됐던 부분은 무의미한 연명의료에 대한 기준과 결정을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였다.

이는 1997년 보라병원 사건과 2009년 세브란스병원 김할머니 사건에 대한 법원 판단이 다르게 내려지면서 국내에서도 연명의료결정과 관련된 사회적 합의와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일명 보라매병원 사건은 뇌수술 후 인공호흡기로 연명치료를 받던 환자 부인의 요구로 의료진이 해당 환자를 퇴원시켰으나, 환자가 사망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사망한 환자 여동생이 부인과 의사를 고소했고, 지난 2004년 대법원은 부인과 의사에게 각각 살인죄와 살인방조죄로 유죄판결을 내렸다.

세브란스병원의 김할머니 사건은 식물인간 상태의 김모 할머니 인공호흡기를 제거해 줄 것을 가족이 요청했으나, 이를 병원이 거부하자 가족이 법원에 호흡기를 제거해달라며 소송을 내면서 시작됐다. 2009년 대법원은 무의미한 연명의료는 중단이 가능하다고 판결했다.

특히 판결을 내렸던 법원의 판단을 통해 본 연명의료는 임종을 앞뒀거나 뇌손상 등의 환자에게 생명연장을 위해 심폐소생술이나 인공호흡기 등의 장치를 이용하는 것을 뜻한다. 반면 존엄사는 의료적 행위에도 회복 불가능한 상태인 환자가 인간으로서의 품위와 가치를 지키기 위해 무의미한 연명의료 중단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연명의료결정가 관련해 법원은 물론 사회구성원 간에 적용 대상과 시기, 근거 기준 등에 있어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여왔다. 또한 이로 인한 사회적 논란과 혼란도 이어졌다.

이러한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2012년 12월 국가생명윤리위원회 내에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 제도화 논의를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2013년 6월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권고’ 보고서를 통해 일종의 사회적 합의를 마련하고 관련 법안을 만들 것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지난 10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지난 2013년 국가생명윤리위원회에서 제시한 권고안을 바탕으로 법률안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연명의료결정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

따라서 이번 법안에는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세부적인 조항들이 모두 담겼다. 법안의 ‘연명의료결정에 관리 체계(안 제9조부터 제14조까지)’와 ‘연명의료결정의 이해(안 제15조부터 제20조까지)’에는 관련 내용들이 상세하게 서술됐다.

우선 법안에서는 보건복지부장관이 연명의료결정 및 그 이행에 관한 사항을 적정하게 관리하기 위해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을 두도록 명시했다. 또한 연명의료계획서 작성과 내용, 등록·보관 및 변경·철회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하도록 했으며,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및 내용, 등록기관의 지정 등에 관한 사항도 정하도록 했다.

연명의료결정 과정과 관련해서는 담당의사와 해당분야 전문의 1인이 연명의결정을 위해 해당 환자가 임종과정에 있는지 여부를 함께 판단하도록 했다. 또한 의료기관에서 작성된 연명의료계획서가 있는 경우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있고 담당의사가 환자에게 그 내용을 확인한 경우에는 이를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환자의 의사로 보도록 규정했다.

문제는 연명의료계획서나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없는 경우다. 이 경우는 환자가족 2명 이상의 일치하는 진술이 있고 담당의사 등의 확인을 거친 때에는 이를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환자의 의사로 본다고 명시했다.

이후 담당의사는 환자에 대한 연명의료결정시 이를 즉시 이행하고 해당 결과를 기록해야 한다. 또한 통증완화를 위한 의료행위와 영양분 공급, 물 공급, 산고의 단순 공급은 보류되거나 중단되서는 안된도록 했다.

◇연명의료결정 세부사항 여전한 이견

하지만 연명의료결정과 관련해 아직 세부사항에 대한 이견은 많다. 환자의 의사가 없는 경우 대리인 등의 문제는 여전히 더 논의해야 한다는 반론도 많다. 또한 종교계 등 일각에서 연명의료결정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해당 법안 통과 후 성산생명윤리연구소와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는 11일 의견서를 통해 “‘연명의료’, ‘연명의료결정’ 등 개념정의에 문제가 있고 법안에서 규정하는 연명의료결정이 본인의 결정이 아닌 대리동의를 허용하는 것은 노령이나 질병으로 의료서비스를 받고 있는 환자들의 생명권과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수 있는 소지가 큰 것”이라면서 법안의 제도화에 반대의 뜻을 밝혔다.

또한 연명의료계획서나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세부 작성기준이 법안에 포함되지 않고 정부가 정하도록 한점도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이에 대한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박진노 법제이사는 학회 공식 입장을 통해 “법이 통과되고 나면 정부에서는 한 부서가 아닌 관련 부서와 전문가 모두가 참여 가능한 태스크포스(TFT)를 독립적으로 운영해, 지속적으로 민감한 문제에 대한 세부 기준을 잘 만들어가야 한다. 예를 들면 법안에서 언급이 안 된 대리인에 대한 인정이나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와 관련 김재원 의원은 CBS라이도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방송을 통해 “두 명 이상의 의료인들이 판정을 해야한다.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의료인이 판정을 하는 것이고 또 병원 내에 별도의 윤리위원회를 구성하게 돼 있다”며 “윤리위원회도 외부인까지 포함하는 윤리위원회이기 때문에 이 것을 생명경시라든가 그런 식으로 접근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가족 2인 이상의 의견 일치가 아닌 경우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환자 가족) 2인 이상이 동의를 한 그것도 다른 가족들이 또 만약에 본인 의사와 다르다고 이의제기를 하면 역시 효력이 없도록 해서 완전한 가족들의 합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조치를 했다”라고 덧붙였다. songbk@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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