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나침반] 1인1개소법 왜 나왔나

[건강 나침반] 1인1개소법 왜 나왔나

기사승인 2016-03-08 14:30:55

박영채 대한치과의사협회 홍보이사

의료인 1명이 한 장소에서 진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 의료법 제33조 8항의 정신은 바로 의료는 주치의 개념으로 가라는 의미다.

환자에 대한 체계적인 진료나 책임있는 진료를 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에 애당초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적인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자체가 모순이다. 그러기에 우리나라 의료법에 의한 의료 시스템은 공공성을 갖는 것이다.

1인 1개소법은 1951년 국민의료법이 제정된 후 1994년 1월 7일자로 개정 할 때 처음 포함됐다. 즉 마치 유디치과의 확장을 막기 위해 2011년에 제정된 것처럼 알고 있지만 그보다 훨씬 이전에 만들어진 법이다.


당시 의료법 제 30조 2항은“…의료인은 1개소의 의료기관만을 개설할 수 있으며,…”라고 되어 있다. 즉 의료인 1인이 한 개의 의료기관만을 개설 운영한 것으로 이해하고 만든 법이다. 당시 의료인들은 그렇게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의료기관을 개설 운영하는 의료인은 거의 없었다.

그러다가 점점 의료기관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1990년대 중후반부터 불어온 ‘경영’이란 개념이 의료기관에도 적용되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극히 일부 의료인들이 자신의 브랜드로 지점을 확산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이들 중 의과의 의원이 이 법에 저촉돼 재판을 받던 중 2003년 대법원에서 의료인이 한 장소에서 근무하면서 다른 의료기관에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무방하다는 취지의 판례를 받게 된다. 그러나 이 판례는 대법원에서 해당 법을 법리적으로만 해석한 것이어서 본래 취지를 충분히 해석하지 못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어째든 이 후부터 네트워크를 빙자한 유디치과를 비롯한 개인소유의 의료기관 지점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현상이 극대화되자 건전한 의료질서가 무너지고 개인소유의 다수의 의료기관들은 사무장 의료기관처럼 과잉진료 등을 통해 수익 증대에 열을 올리며 심지어 영업직원까지 동원하여 환자유치에 발 벗고 나서기 시작했다.

이러한 과정 속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치협이 의료계 가운데 가장 먼저 이들의 실태를 파악하고 그 이면에 숨은 기업형 사무장 성격의 불법성을 찾아내 고발하기 시작하고 궁극에는 개인재벌 네트워크형 기업형 병의원 형태를 일거에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아래 1인1개소법을 수정 보완할 것을 국회에 요청했던 것이다.

2011년 개정법이 통과될 당시, 당시 범의료계로부터 만장일치로 지지를 받았으며 국회 본회의에서도 찬성 157명, 반대 1명, 기권 3명 등 압도적인 찬성을 받았다.

이렇게 여야 의원 대다수의 찬성으로 통과된 의료법은 기존의 의료법을 개정하여 본래의 취지를 강화한 것에 불과하지 새롭게 누구를 제압하려고 만들어진 법이 아니다.

개원가일지라도 대형병원 만큼의 진료시스템, 의료 보조인력이 필요하다는 유디 측 주장은 현재의 의료법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인데 왜 1인1개소법 개정을 원하는 것인가.

합법적인 네트워크 병의원들은 현행 1인1개소법 체계에서도 그런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브랜드를 공유하며 선진 경영 시스템을 공유하고 기자재의 공동 구매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등 이미 잘 운영돼 오고 있다.

1인1개소법 때문에 대형병원의 운영방식과 같은 진료 및 경영시스템 및 의료 보조인력 관리, 재료 공동구매 등을 못하는 것이 아니다. 유디치과의 문제는 1인1개소법이 아니라 개인재벌 소유 형태를 유지하려는 욕심에 있다.

오는 3월 10일 헌재의 공개변론 이후 가까운 시일내에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어떠한 결과가 나오든지 치협은 일단 헌재의 판결을 존중할 것이다.

다만 위헌 여부에 따라 정상적인 의료질서 아래 국민의 건강권이 확보될 것인가 아니면 영리를 추구하는 개인재벌 기업형 병의원들의 범람을 도울 것인가가 결정된다고 본다.

치협을 비롯한 의료인단체들은 공개변론까지 보건복지부와 긴밀히 협조하여 33조8항의 당위성 등에 대해서 집중하며 합헌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동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