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발표한 글로벌 혁신신약에 대한 약가 우대정책을 재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제약기업과 의료기기 업체의 이윤을 위해 건강보험료를 지불하는 국민과 의료비를 지불하는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12일 논평을 통해 “정부는 국민과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높이는 제약사·의료기기사의 글로벌 혁신신약, 바이오시밀러 등의 약가우대정책을 재고하고 사회적 논의에 나서”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7일 대통령이 주재한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바이오의약품 및 글로벌 혁신신약에 대한 보험약가 개선안(이하, 보험약가 개선안)’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임상적 유용성이 개선되고 국내 임상·R&D 투자 등 보건의료 향상에 기여한 ‘글로벌 혁신신약’과 국내 보건의료 향상에 기여한 ‘바이오시밀러’와 이미 허가된 바이오의약품보다 개량된 ‘바이오베터’의 약가를 우대해 10% 가산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환자단체연합은 “정부가 국내 제약사·의료기기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신약 R&D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각종 우대 및 지원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하지만 글로벌 혁신신약이나 바이오시밀러, 바이오베터의 약가를 10% 가산한다는 것은 건강보험공단과 환자가 가산된 금액만큼의 경제적 부담을 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국내 제약사·의료기기사의 이윤을 위해 건강보험료를 지불하는 국민과 의료비를 지불하는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환자단체연합은 국민과 환자의 경제적 부담 가중시키는 글로벌 혁신신약이나 바이오시밀러, 바이오베터의 약가우대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정부가 시민단체·소비자단체·환자단체 등 시민사회계와 사전 협의를 하거나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만 정부는 이를 생략한 채 제약사·의료기기사의 요구를 상당수 반영한 ‘보험약가 개선안’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정부는 국내 제약사·의료기기사의 글로벌 의약품 개발을 촉진하고, 제약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1월부터 업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 협의체’, ‘바이오의약품 약가제도 개선 협의체’를 구성해 전체회의 및 실무회의, 현장 간담회 등을 개최한 후 이번 개선안을 마련하였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러한 협의체 논의 과정에서 시민단체·소비자단체·환자단체는 철저히 배제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자단체연합은 “앞으로 막대한 건강보험 재정 투입이 예상되는 이번 약가우대정책 추진에 있어 최소한의 사회적 논의구조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하거나 심의하는 과정도 거치지 않은 것은 심각한 절차적 하자에 해당한다”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지난달 28일 열린 2016년도 제10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대면회의 안건에 포함됐던 ‘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이 ‘장애인 보장구 수리급여 시범사업 추진계획’으로 갑작스럽게 변경된 것도 대통령 보고 이전에 사회적 논란을 피하기 위한 궁여지책(窮餘之策)으로 밖에 판단되지 않는다면서 정부의 행태에 유감을 표했다.
환자단체연합은 “건강보험 재정이 2011년 이후 5년 연속 당기흑자를 기록하면서 누적 적립금이 17조원을 넘어섰고, 연말에는 19조원이 육박할거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것은 4대 중증질환은 77%대, 전체 질환은 60%대에 머물러 있는 건강보험 보장율 확대와 기형적인 의료이용체계의 구조를 개혁하는 등에 우선적으로 사용돼야 할 소중한 재원”이라며 “이것을 제약사·의료기기사의 이익을 위해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사용하고 싶다면 범위나 규모는 반드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정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환자단체연합은 “정부가 보험약가 개선안을 올해 10월 추진을 목표로 관련 고시 등 법령을 개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보험약가 개선안은 우리나라 보험 약가제도의 큰 틀을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서두르는 모양새는 졸속행정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특정 제약사나 의료기기사 지원 정책이라는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며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시민단체·소비자단체·환자단체, 전문가 등과 적극적인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