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학회도 '의사 증원' 중단 촉구...대학병원들은 '잠시 멈춤' 호소

대한의학회도 '의사 증원' 중단 촉구...대학병원들은 '잠시 멈춤' 호소

기사승인 2020-08-20 19:27:38 업데이트 2020-08-21 10:57:09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 '의사 증원 및 공공의대 설립' 정책을 놓고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의학회도 가세해 반대 목소리를 냈다. 전국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은 코로나19부터 해결하고 보자며 '잠시 멈춤'을 호소했다.

20일 대한의학회는 성명을 내고 "부적절한 정책 추진을 중단하라"며 정부에 촉구했다. 대한의학회는 국내 의학 관련 188개 학술단체를 총괄하는 학술단체다. 

먼저 의사 증원 정책을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가 의사인력 수요에 대한 합리적이고 세밀한 추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의사 증원 계획은 의료체계와 의학교육의 원칙과 현실을 반영하고 있지 못하며, 국민의료비 증가, 의료의 질 저하로 이어져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번 의사 증원 계획은 사회적 합의 없이 즉흥 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정책이며 근거 없이 추진되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공공의대 설립 정책에 대해서도 '의학교육 부실화' 우려를 제기했다. 의학회는 "유능한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의과대학 과 정뿐 아니라 수련교육 프로그램을 포함하여 평생교육으로 완성되며 양질의 교육을 하기 위한 기반제도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며 "준비되지 않는 제도의 졸속 시행은 교육의 질을 저하시킬 것이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사인력 수급 계획을 교육의 미래를 신중히 고려하지 않고 결정한 폐해는 우리의 후손에게 고통으로 남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첩약급여화와 비대면진료, 그리고 정부의 의료정책 수립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 의학회는 "한약 첩약급여화는 작금의 정책결정이 근거중심이 아니라 정치적인 결정에 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비대면 진료도 국민건강을 우선으로 하기 보다는 산업발전을 위한 정책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정부의 일방적인 주장은 대화가 아니며 국민의 건강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국가 의료 대계를 세우는 중요한 정책을 타당한 근거 없이 밀어붙여 생기는 결과는 국민 모두 의 피해로 귀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대한의학회는 정부가 최근 부당하게 추진하고 있는 의료정책들을 이 시점에서 중단하고 원점에서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한 합리적인 보건의료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라"며 강력히 촉구했다.

이처럼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격화되자 전국 의과대학과 대학병원들은 '잠시 멈춤'을 외치며 중재에 나섰다. 이날 국립대학병원협회와 대한사립대학병원협회, 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등 4개 단체는 "정부와 의사협회의 잠시 멈춤을 촉구한다"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호소문에 "지역의료의 불균형이 얼마인지, 의사정원을 확대하면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지, 지역의사제도를 도입하고 지방에 의과대학을 신설하면 의료전달체계가 잘 정비될 수 있는지 국민들은 잘 모른다. 어떻게 의료 환경을 개선하면 수도권으로 몰린 의사가 지역으로 이전할 수 있는 지도 국민들은 잘 모른다"고 썼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다만 코로나 재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방역당국의 지침과 의사들의 호소를 묵묵히 따르고 있다. 그런데 이제 정부와 의사가 대립하고 극한적인 투쟁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정부가 발표한 의료 정책의 옳고 그름을 떠나, 그리고 이에 반대하는 의사들의 요구가 정당한 지 여부를 논외로 하고, 지금 당장은 서로 한발 양보하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학생들이 국시를 불참하면 당장 배출하여야 하는 3000명의 신규 의사가 부족해진다. 전공의들이 휴업과 파업을 지속하면 진료공백으로 인한 환자생명의 위협은 물론 수련기간 부족으로 내년도 적정 필요 전문의를 배출할 수 없게 된다. 이는 의료공동체의 붕괴와 의료안전망의 해체를 의미한다"며 "정부, 의사협회와 의대생들의 자제를 촉구한다. 코로나로 인한 국가적 재난에 정부와 의료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 학생과 전공의의 희생 위에, 국민들의 고통 위에서 좋은 의료제도가 정착될 수 없다"고 피력했다. 

이들 단체는 정부에 "의대정원 확대 등 쟁점이 있는 정책의 진행을 중단하고 위기극복 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의료계와 논의하겠다고 발표해달라"라고 당부했다.

또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에 "집단휴진 등 단체 행동을 일단 보류하겠다고 선언해달라. 입장을 번복하거나 유보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아울러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 정책을 졸속으로 입법화하고 있다는 의대생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 주시고 학생들이 시급하게 학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며 "재난상황이 종결된 후 총리실 직속으로 정부, 의사, 병원, 의과대학, 시민사회 등 관련 조직과 기관이 참여하는 의료정책협의기구를 구성하여 쟁점들을 새롭게 논의해 달라"고 청했다. 

이어 "정부와 의료계가 국민과 힘을 합쳐 코로나 위기를 우선 극복하고 미래 의료의 청사진도 마련할 것을 간곡하게 호소한다"고 했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